문화

[국악성가 하늘나라] 국악성가 축제

강수근 신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
입력일 2016-08-30 수정일 2016-08-31 발행일 2016-09-04 제 3010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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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성가 관심 불러일으킨 계기

2010년 6월 의정부교구 일산성당에서 열린 제4회 국악성가축제에서 연합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하느님의 일은 참 묘합니다. 제가 로마 유학을 떠나 있는 동안 한국의 국악성가 회원들과 교류하기 위해 ‘다음’의 인터넷 카페를 활용하게 됐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카페를 국악성가 운동의 새로운 장을 여는 토대로 안배해주셨습니다. 2005년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이 되자 인터넷을 통해서나마 한국에 있는 국악성가 회원들을 좀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이 카페를 만들까 하다가 이미 개설돼 있던 한소리합창단 카페를 활용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한소리합창단에 양해를 구하고 2005년 5월 20일 카페 명칭을 ‘가톨릭 국악성가’로 바꾸어 한소리 단원뿐만 아니라 국악성가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운영진을 구성해 매달 채팅방을 통해 임원회의를 진행하면서 카페 활성화를 도모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참 많은 분들이 운영자로 참여해 도움을 주셨고 회원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당시 카페 회장이었던 정승표 율리아노 형제님은 카페 활성화를 위해 굵직한 외부행사들을 기획해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악성가 축제’였습니다.

이 축제는 시들어가는 국악성가에 대한 관심을 계속 불러일으키기 위해 국악성가 단체들을 모아 발표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저도 없는 상태에서 탄탄한 조직체도 아닌 카페 운영자들만의 힘으로 이런 축제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위원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제 친한 친구, 용하성 신부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2007년 6월 6일 구로1동 성당(당시 주임 용하성 신부)에서 제1회 가톨릭 국악성가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첫 축제에는 서울대교구의 ‘가톨릭국악실내악단’, 수원교구의 ‘안드레아 스콜라 깐토룸’, 의정부교구의 ‘가톨릭국악합창단’, 광주대교구의 ‘한소리합창단’ 등 네 개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함께할 수 없었지만 축제가 끝나고 너무나 감동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듬해 서울 태릉 육군사관학교 화랑대성당에서 열린 두 번째 축제 역시 오직 카페 임원들만의 힘으로 진행됐습니다. 다행히 2009년 6월 27일 서울 왕십리성당에서 열린 제3회 축제부터는 저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 1월 13일 수원교구에 ‘한울림합창단’이 생겨나고 2010년 1월 25일 서울대교구에 ‘우리소리합창단’이 생겨나면서 국악성가 축제는 점점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특히 2010년 6월 27일 경기도 일산성당에서 열린 제4회 축제 때에는 네 개의 국악성가 합창단들과 ‘고은님 전례무용단’ 그리고 국악성가 실내악단 ‘하늘소리’ 등 여섯 개 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악가무’ 공연을 펼치는 성대한 축제의 장이 됐습니다. 또한 연주에 이어 거행된 미사 안에서 100명이 넘는 연합합창단 단원들이 마음을 모아 우렁차게 부르는 국악성가는 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이 뜨겁게 하느님을 체험하는 장엄한 기도였습니다. 국악성가 축제를 위해 애써 주신 정승표 율리아노 형제님과 카페 운영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수근 신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