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서품·착좌식] 이모저모

우세민·정정호 기자, 김성봉 마산지사장,사진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6-06-14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16-06-19 제 2999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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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50주년에 맞은 경사 ‘두 배의 기쁨’

6월 8일 마산체육관에서 거행된 서품·착좌식 미사를 마치고 퇴장하는 배기현 주교 가 윙크하듯 웃음을 보이고 있다.

마산교구에 겹경사가 났다. 교구 설정 50주년의 해에 새 교구장을 맞이한 마산교구민은 두 배의 기쁨으로 배기현 주교의 탄생을 지켜봤다. 6월 8일 창원 마산체육관에서 거행된 제5대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서품·착좌식에는 참례자 5000여 명이 기쁨과 간절함으로 함께했다.

◎… 겸손하고 소탈한 배 주교의 성품에 맞게 행사도 경건하고 소박하게 진행됐다. 입장권이나 비표를 별도로 발행하지 않았다. 배 주교 가족과 초청 내·외빈을 위한 좌석만 따로 마련했을 뿐, 누구나 와서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영적·물적 봉헌 행렬도 없었다.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된 것은 사제단과 평신도 봉사자들로 구성된 서품 및 착좌식 준비위원회(위원장 황병석 신부) 노력 덕분이다. 특히 현장 봉사에 나선 교구 평협과 여성협의회, 레지아 소속 봉사자 200여 명은 몇 번이고 호흡을 맞추며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마산교구 합창단은 배 주교가 미국 교포사목 당시 직접 작곡한 미사곡을 이날 전례음악으로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 교구가 10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인 만큼 새 목자에 거는 교구민들의 기대 또한 컸다. 배 주교가 제대 앞에 엎드려 하느님 은총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자 신자들도 한마음으로 쇄신과 도약으로 이끄는 주교가 되어 줄 것을 기도했다. 배 주교가 새 교구장좌에 착좌할 때에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교구 사제단과 신학생들도 축가 ‘아버지 뜻대로’로 마음을 표현했다.

착좌식에 이어 전임 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이임사로 작별인사를 하자 신자석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여러분을 잊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며 살아가겠다”는 안 주교의 다짐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 이날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등 한국 주교단 30여 명이 함께해 새 일원을 맞아들였다. 사회 각계 내빈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 특사인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문재인(티모테오)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함께했다. 안상수(베드로) 창원시장은 아내 전희정(마리아)씨와 예물봉헌 봉사에 나섰다.

마산교구 사제단과 신학생들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미사를 주례한 장익 주교가 서품예식에서 배 주교에게 안수하고 있다.

배 주교가 스승인 정달용 신부(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와 인사를 나누며 악수하고 있다.

미사 후 마련된 축하연에서 큰 누나 배성자씨와 포옹하고 있는 배 주교.

◎…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착좌식을 지켜본 것은 배 주교의 가족이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누나들은 행사 일주일 전 입국했다. 큰 누나 배성자(가타리나)씨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지만, 어머님이 살아계셨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또한 크다”며 “평소 사랑이 가득하신 주교님이 앞으로도 늘 교구민을 사랑하며 사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주교가 소록도 신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배 주교 서품·착좌식 미사에는 소록도 신자 30여 명도 함께했다.

◎… 소록도에서도 축하객 30여 명이 참례했다. 소록도는 배 주교의 모친 故 전풍자(모니카) 여사가 한센인 의료봉사에 헌신했던 곳으로, 배 주교에게도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 ‘제2 탄생지’와 다름없다. 소록도 2번지본당 이경래(보로메오) 사목회장은 “평생 처음 주교님 착좌식을 직접 보게 되어 한없이 기쁘고, 주교님께서 예전에 같이 소록도에서 지냈던 일이 많이 생각난다”며 “항상 영육 간에 건강하시고 마산교구민을 위해 목자로서 사명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 주교가 사목했던 미국 LA 성삼한인본당 신자들이 배 주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배 주교가 교포사목을 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성삼한인본당 신자들도 13명이 착좌식에 함께했다. 본당신자들의 영적 예물도 대표로 전달했다. 당시 본당 총회장이었던 윤해진(안드레아)씨는 “한 신자가 물에 빠지자 배 주교님이 온 몸을 던져 구해냈던 일화도 있다”며 “신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 마산교구의 자매교구인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교구에서도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Wilhelm Krautwaschl) 주교 등 축하단이 참석했다. 크라우트바슐 주교는 “올해는 마산교구와 그라츠교구의 자매결연 45주년을 맞는 해이자 마산교구 설정 50주년이 되는 해라서 배 주교님 탄생이 더욱 뜻깊다”며 “2018년에 그라츠교구가 800주년을 맞는데, 그때 배기현 주교님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6월 12일에는 안명옥 주교를 비롯한 마산교구 사절단이 그라츠교구에서 열린 자매결연 4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 사제단과 신자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배 주교의 사제서품 동기이기도 한 조명래 신부(산청본당 주임)는 “주교님께서 사제단과의 친교와 일치에 힘써주시기를 바란다”며 “주교님과 함께 교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돕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상남동본당 신자 권병수(베드로)씨는 “화합하고 소통하는 교구장이 되어주시길 바라며 저희들도 주교님을 열심히 따르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전임교구장 안명옥 주교(왼쪽)가 배기현 주교에게 사목직의 표지인 주교 지팡이를 전달하고 있다.

우세민·정정호 기자, 김성봉 마산지사장,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