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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명 작가, 미니픽션 작품집 ‘진눈깨비’ 출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6-06-14 수정일 2016-06-15 발행일 2016-06-19 제 2999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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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편 ‘한뼘 소설’에 신앙·교훈 담아

「진눈깨비」(244쪽/ 1만3000원/나무와숲)는 구자명(임마쿨라타) 작가가 선보이는 짧은 소설, 즉 미니픽션(minifiction)들을 한데 모은 작품집이다.

구 작가는 1997년 「뿔」로 등단한 후 20여 년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펼쳐온 한국 문단의 중견 작가다. 소설뿐 아니라 시와 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적 문학 실험을 꾸준히 시도하면서, ‘한국미니픽션작가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미니픽션’은 나뭇잎이나 손바닥만 한 분량이라는 뜻에서 ‘엽편(葉片)’소설이나 ‘장편(掌篇)’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오랫동안 본격적인 문학 장르로 인정받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주요 서사 장르로 부상하고 있다. 신속성, 명료성, 간결성 등의 특징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현대 정보화 사회의 속도 및 영상문화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대표적 이유로 꼽힌다.

특히 「진눈깨비」는 삶의 진실을 ‘천의 얼굴’로 보여주는 그야말로 고농축 ‘한뼘 소설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55편의 미니픽션들은 장르와 주제의식, 형식미학 등에서 그야말로 종과 횡의 한계를 무한히 넘어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신성과 인성의 아름다운 조화를 비롯해 다양한 인간살이와 인간관계들을 진중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날카로운 사회 비판과 풍자도 시도했다. 나아가 이 작품집은 우리 시대 미니픽션의 운명, 나아가 서사 장르의 운명을 측정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부 ‘순례자는 강가에서 길을 떠난다’에는 일련의 연작들과 종교적 주제들로 구성된 작품들을 모아냈다. 2부 ‘진눈깨비’와 3부 ‘돼지효과에 대한 한 보고’에 이어 4부 ‘그녀의 선택’은 일종의 자전소설 등으로 엮어냈다. 또 이번 작품집에는 ‘세 별 이야기’라는 제목의 단편소설도 실었다. 현실계와 환상계를 넘나들면서 웃음과 슬픔, 감동과 교훈이 공존하는 이야기들이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