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 성소국 예비신학생 과정 설문조사 결과 해설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6-04-12 수정일 2016-04-12 발행일 2016-04-17 제 299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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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신생-신학생 지속적 만남, 성소에 큰 도움
‘담임 신학생과의 친밀함’ 항목에서 예비신학생 모임 만족도 가장 높아
‘부모 중 1명 이상 열심한 신앙’ 93.5% 가족 종교 일치시 성소자 많이 배출
사제 성소 관심 계기 31%가 ‘복사단’ 본당 관심·지원 체계 중요성 재확인

이번 ‘서울대교구 성소국 예비신학생 과정 설문조사 보고서’ 결과는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성소 계발을 위해서 교구 본당 가정의 연대 협력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응답자들의 31%가 사제 성소에 처음 관심 갖게 된 계기를 ‘본당 복사단으로 미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면서’로 꼽은 점은 본당 관계자들이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으로 제시된다. 이는 중학생 시기뿐만 아니라 대학교 입학 이후까지 성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사단’이 성소의 씨앗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이전에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도 확인된 부분이다. 지난 2007년 서울대교구 성소국과 통합사목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 연구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도 예비신학생들이 성소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복사단 참여’로 대답했다. 결국 복사단이 성소 발굴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이자 계기가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복사단 활동 다음으로 성소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를 ‘본당 신학생이나 신부님 권유’ ‘신부님이 미사 집전하는 모습을 보고’ 등으로 답한 결과나, 예비신학생 모임 참여에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사람들을 ‘신부 수녀’(77.7%)로 꼽은 것 등은 성소 계발에 있어 본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본당 차원의 보다 체계적인 예비신학생 관리가 필요함을 밝혀주는 대목이다.

성소를 키우는 가장 기초적인 모판으로서 가정 역할도 이번 보고서에서 재삼 입증됐다. 응답자 가운데 80% 이상이 부모 조부모 등 동거 가족들이 ‘신자’인 점, 또 “유아세례를 통해 입교했다”(79.2%)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결과는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유아 세례자가 많은 부분은 1997년(73.7%), 2007년(72.3%) 성소국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 결과다. 20여 년간 예비신학교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70% 정도가 유아세례를 통해 입교한다는 사실은 눈길을 끈다.

가족 중 신자 분포가 높은 것 역시 2007년(81.6%) 조사 결과와 동일한 부분이다. 이는 2007년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가톨릭신문) 조사에서도 드러났듯 최근 20년 사이 ‘가족 모두가 가톨릭 신자’인 경우가 늘어나는 현상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제 성소의 경우는 가족의 지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가족의 종교가 일치’하는 가정에서 성소자가 많이 배출된다고 추정할 수 있다.

53.6%의 응답자가 “부모님 두 분 모두 신자이고 모두 열심히 하신다”고 답한 것과 93.5%가 “부모 중 적어도 한 명 이상이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은 독실한 가톨릭 가정과 성소와의 상관관계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성소국은 이번 결과에서 특별히 예비신학생 모임 만족도 부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응답자들 대다수가 ‘자신이 속한 조의 조담임 학사님과의 친밀함’에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점에서다.

성소국 관계자는 “이론적인 내용이나 프로그램 보다는 신학생들과의 만남 그 자체에 학생들이 만족하는 결과가 이채롭다”면서 “교리 지식 등으로 성소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것과 더불어 신학생들이 함께 시간을 내고 만나는, 스킨십을 통한 프로그램 계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예비신학생 모임 참여 시점이 중학교 1학년(71.8%) 때 가장 높았다가 이후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부분도 성소자 관리 면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이다.

본당 복사단 역할이 성소 발굴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본당 지원 체계의 중요성도 새롭게 인식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소후원회와 사제 수도자의 관심으로 본당의 성소 후원을 나눌 수 있는데, 이 경우 주임 사제의 관심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성소후원회 활동도 결국 주임 사제의 결정 여부에 따라 범위와 역할 형태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교구 경우 229개 본당 중 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본당은 165개다. 본당에 신학생이나 예비신학생이 있음에도 후원회 결성이 되지 못한 본당도 있는 실정이다.

성소국 차장 한상인 신부는 “이번 보고서는 예비신학교 전체 커리큘럼과 운영 과정의 개편을 위한 척도로 매우 유용했다”면서 “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성소자 발굴 육성을 위해 가정과 본당 교구가 연대 협력하는 방안들이 적극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