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조규만 신임 원주교구장 인터뷰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6-04-06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16-04-10 제 2989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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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교구민과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주님을 중심으로 모시는 교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3대 원주교구장으로 임명된 조규만 주교의 첫 일성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한가운데 서시어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하신 것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어느 자리에서건 주님이 우리 가운데 중심에 계실 때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신임 원주교구장으로서 향후 사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조 주교는 “그런 면에서 교구는 교구장이 중심이 아니라 주님이 중심이어야 하고, 본당과 가정도 마찬가지로 주임신부, 부모가 아니라 예수님이 중심에 계실 때 평화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교구의 평화를 위해서 하느님을 중심에 모실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임명 소식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다”는 조 주교. “48년 세월을 서울대교구에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평생을 서울에서 보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떠날 수도 있구나’ 느꼈습니다. 후배 사제들에게 ‘사제는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순명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죽음도 이렇게 갑자기 오는 것이려니 생각했습니다.”

원주교구와의 인연을 묻자, 조 주교는 대신학교 시절 겪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어느 날 선배 신학생으로부터 “원주교구 출신이냐”는 얘기를 들었다. “시골에서 자란 영향인지, 대학생이었는데도 도저히 서울 출신이라 생각 못할 만큼 촌티가 났던 것 같다”면서 “원주교구에서의 삶은 그때부터 선택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웃으며 말했다.

원주교구장 임명 소식을 들은 후 마침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5’ 도 발표돼 원주교구 교세를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는 조 주교는 “단출한 교구라는 인상과 함께,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교구민들과 호젓하게 행복하게 잘 살아야겠구나”라는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원주교구가 대도시 교구에 비해서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이 있을 수 있겠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렵게 살았던 경험도 있는데, 소박함은 오히려 축복일 수 있습니다. 얼마만큼 잘 적응하면서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일 것입니다.”

조 주교는 최근 한 행사에 참가한 후 새삼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날 이후 말은 좀 짧게 하고 진심을 담아서 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했다. “신학교 교수로 지낼 때 별 뜻 없이 했던 말에 학생들이 상처를 받은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처럼 10년을 주교로 살면서 사제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경우도 많았을 것 같다”면서 “부족했고 잘못했던 점들을 사제들이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덧붙였다.

교구를 맡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사제들의 인사발령을 책임져야 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8년 동안이나 그 역할을 하셨던 염수정 추기경님이 참으로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재)바보의나눔 이사장 등 기관의 책임을 맡았던 상황에서 아직 진행 중인 작업들을 완결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원주교구민들에게 “재미있게 잘살도록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인사를 전한 조 주교는 서울대교구 사제단과 교구민들에게는 기도를 청했다. “그간의 많은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약력

1955년 부산 출생

1974년 성신고등학교(소신학교) 졸업

1978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졸업

1982년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졸업

1982년 사제 수품

1982년 연희동본당 보좌

1990년 교황청 우르바노대학교 교의신학 박사

1990년 영국 켄드 성 안셀름 학교(Institute of St.

Anselm)에서 영성과정 연수

1991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4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2004년 주교회의 사무처장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2006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1월 3일)

2006년 주교 수품(1월 25일)

2006년 서서울 지역 및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2012년 - 현재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

2013년 - 현재 재단법인 평화방송 이사장

2014년 중서울 지역 담당 교구장 대리

2014년 - 현재 총대리

2016년 원주교구 교구장 임명(3월 31일)

◆ 저서 및 번역서

하느님 나라(가톨릭대학 출판부, 2005)외 다수

원죄론(가톨릭 대학 출판부, 2000)

시원 종말론(가톨릭 교리 신학원, 2003)

신 삼위일체론(가톨릭 교리 신학원, 2004)

하느님 나라(가톨릭대학 출판부, 2005)외 다수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