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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피해여성 상담 ‘소냐의 집’ 심선진 수녀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15-12-02 수정일 2015-12-02 발행일 2015-12-06 제 2972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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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치료 급선무… 단죄하듯 보지 말아야”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 일에 먼저 나서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대로 성매매피해여성의 아픔을 헤아려 주십시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성매매피해여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 소장 심선진 수녀는 피해여성들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연민과 이해를 주문했다.

‘탈업’(불법 유흥업소나 집창촌에서 벗어나는 것)을 했거나 하기로 마음 먹은 성매매피해여성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소냐의 집’과 같은 상담소다. 상담소에서는 피해여성들을 상담해 의료 및 법률 정보를 제공하고 긴급구조 활동을 벌이거나 쉼터 등에 여성들을 연계시켜준다.

“탈업한 여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자활입니다. 곪은 상처를 풀어주는 것이죠. 돈으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을 보통사람처럼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곧 자활입니다.”

심 수녀는 피해여성들의 깊은 트라우마를 해결시켜주는 것이 자활을 위한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한 달에 4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하는 사례도 봤어요.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 프로그램도 많이 없는 실정이에요.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색안경’을 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죠.”

상담소를 찾는 피해여성들은 한 달에만 200명이 넘는다. 이 중 탈업에 성공하는 사례는 절반 정도다. 취업 등으로 자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세간의 시선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재유입’(불법 유흥업소나 집창촌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되는 경우가 많다.

“집창촌 등에서 수십 년 일했던 여성들은 사회에 나와도 대중교통이나 은행을 이용할 줄도 모릅니다. 업주가 시키는 대로만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대인관계도 어렵구요. 결국 재유입과 탈업을 반복하면서 나이가 들어 쪽방촌 등에 방치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심 수녀는 피해여성들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여성 상당수는 신앙을 갖기를 원하며, 신앙을 통해 구원받기를 애타게 원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기 위해서는 세상의 따뜻한 손길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요한복음 8장에는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단죄하지 마십시오. 죄만 보지 말고, 하느님께서 만드신 형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십시오. 피치 못할 사정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가져주십시오.”

※문의 02-474-0746 소냐의 집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