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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성당 청소,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이 합당한가?

입력일 2015-11-11 수정일 2015-11-11 발행일 2015-11-15 제 2969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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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슈토론 주제는 성당 청소 위탁에 관한 내용입니다. 매번 하는 사람만 한다며 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는 찬성의견과 성전 청소는 신자들의 몫이라는 반대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지면을 통해 몇가지 찬반의견을 전합니다.

■ 찬성합니다

어르신 많은 본당이라면 위탁 필요해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여행을 갔다가 인근에 성당이 있는 것을 보고 기도하러 잠시 들렀습니다.

비교적 큰 규모의 성당은 아니지만 신설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는 지역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였는데… 어린이 미사 전후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대걸레를 가지고 성당 여기저기를 다니시며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맨처음 든 생각이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이구나, 열심히 신앙생활 하시는 분이시구나’하며 미소띈 얼굴로 가볍게 목례를 하고 성당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1박2일 일정으로 떠난 가족여행이라 다음날 주일미사를 드리려 다시 성당을 찾았습니다. 미사 시간 보다 30분 일찍 도착한 성당에서 어제 만난 그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또 어김없이 혼자서 열심히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교중미사 전이라 분주했던 성당 로비에서 할머니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많이 속상했습니다. 할머니 외에도 많은 신자분들이 옆에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청소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더군요. 더 마음이 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본당에서 성전 청소를 외부에 맡기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성전을 신자들이 청소해야지,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 업체에 맡겨서 될 일이야”하며 듣기싫은 소리를 내뱉기도 했었던 제가, 그 할머니를 보면서 연로한 어르신들만 참여하는 성당 청소라면 큰 돈이 들더라도 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백번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은 본당에서 적극적으로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 한정수

조금 절약해서 청소 요원 채용했으면…

가톨릭신문을 장기구독하고 있는 애독자입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은 신도시 즉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지역 특성상 젊은 신자들이 많고 아니면 고령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젊은 신자들은 모두 경제 활동을 하는 관계로 4, 5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청소에도 동참할 신자들이 없습니다. 구역장이나 반장들이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둘이나 어떤 때에는 혼자서 하기도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힘도 들지만, 너무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력봉사에 적극적인 신자들도 무기력하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마음은 있어도 생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동참을 못하는 신자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본인 생각은 조금 절약해서 외부업체에 맡기든지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일주일에 한 번이든지 두 번이든지 하는 것은 어떨지 싶습니다. 매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 일자리가 또 생기지요.

신자들 스스로 정리정돈도 하고 모두가 내 집같이 쓰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고, 아끼고 보존해서 후대에 물려 주어야하니까요.

전문 인력에 맡기면야 좋겠지만, 그러면 경비가 좀 더 많이 들 것입니다. 현재 관리인이 있듯이 청소 요원도 채용하는 것이 좋을 듯 싶어 의견 보냅니다.

- 정태순(수산나·경기도 안양)

■ 반대합니다

전 신자 참여하는 방안 마련하자

11월 이슈토론 주제를 보면서 성당 청소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본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성당만큼은 우리 신자들이 직접 청소하고 가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본당은 매주 토요일 구역을 나눠 레지오 쁘레시디움 별로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본당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자매님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들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쁘게 봉사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힘들어보일 때가 많습니다.

성당 청소를 어르신들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또 자매님들이 해야한다는 법도 없습니다.

주5일 근무제가 보편화된 요즘, 형제님들도 충분히 성당 청소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초·중·고 학생들 모두가 주말에는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가지 제안하고 싶습니다.

성당 청소를 주일학교 학생들부터 전 신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본당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면 어떨까요? 거창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 방학기간에는 토요일 오전 일찍 성당에 모여 함께 성전을 청소하고 이어서 유익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던가, 형제님들의 경우는 토요일 오전 성전 청소 후 족구나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함께 한다면 본당 신자들 간의 친교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런저런 방안을 만든다 해도 참여하지 못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아예 참여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당 공동체 일원으로서 계속해서 참여를 독려하고 모두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먼저 나선다면 하느님 자녀인 우리 신앙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 김동현(미카엘·대전교구)

본당 청소, 관리는 우리 손으로

주일학교 학생일 때, 엄마를 도와 성당 청소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곁에 서있는 게 다였지만, 무거운 의자 밀어내고 청소하고 바닥을 닦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땐, 젊은 분들이 성당 청소에 많이들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주일학교 자모회원으로 활동하며 제대, 유아방 등을 가끔 청소하기도 합니다. 어떤 엄마는 제대 위에서 청소기를 돌리며 “와, 제대 위에도 서보네”하며 감격스러워 하기도 합니다.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우리 성당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환해지기도 하고요.

직장 생활하랴, 아이들 키우랴… 이런 저런 이유로 다들 바쁘게 살아가지만 토요일, 주일 한번 씩 잠깐만 시간을 낸다면 우리 손으로 성당을 깨끗이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형제님들도 함께 한다면 외부 업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일이라는 생각 대신 공동체의 정도 나누고, 우리 성당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 박 율리아나

■ 네트즌생각

· 저는 풍무동 성당에서 구반장을 7년 여 했습니다. 토요일에 성당청소를 했는데 나오시는 분은 주로 할머니 몇 분. 넓은 성전을 청소하는데 힘든 기억 밖에 없습니다. 전문업체 위탁에 찬성합니다. 그것 또한 일자리 마련이고, 조금이나마 돈이 필요한 사람에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khs7680@hanmail.net)

· 경쟁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 봉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신자들을 시상하고 혜택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이 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