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남수단에서 온 편지] 잠비아 선교지 솔웨지교구 방문

입력일 2015-10-07 수정일 2015-10-07 발행일 2015-10-11 제 296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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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리빙스톤에서 열린 2015년 KAM모임(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제, 수도자 모임)을 마치고나서 저희 남수단 사제들은 솔웨지에 있는 잠비아 선교지에 들렀습니다.

잠비아 솔웨지교구에는 현재 수원교구에서 파견된 김종용 신부님과 서동조 신부님이 마냐마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땅덩이가 넓은 아프리카 나라답게 리빙스톤에서 솔웨지까지 차로 이동하는 데에 무려 이틀이 걸렸습니다.

남수단 사제 셋과 조원제 형제님, 그리고 케냐의 이상권 신부님, 그리고 운전을 맡은 김종용 신부님까지 이렇게 여섯 명의 일행은 픽업트럭 한 대로 1700㎞를 이동했습니다.

가는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미리 챙겨간 빵으로 길에서 끼니를 때워야 했지만, 잠비아 선교지를 방문한다는 설레임은 피곤함과 배고픔을 잊게 하였습니다.

10시간을 달려 도착한 수도 루사카. 루사카 시내의 높은 건물과 자동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도시의 모습이 낯설기만 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살고 있고, 또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가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아직도 저는 아프리카가 여전히 대자연과 원시부족들이 살고 있는 미지의 대륙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루사카의 즐비한 공장들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남수단도 언젠가는 저렇게 평화와 발전을 이룰 날들이 오겠지’하는 희망을 가져보았습니다.

다음날 16시간을 달려 자정이 가까운 늦은 밤에 드디어 마냐마본당에 도착했습니다. 마냐마본당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신자들의 표정과 눈빛에서 선교사제들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동조 신부님은 이곳에서 살게 된 지 어언 1년이 넘었는데, 며칠 전 신자들로부터 환영식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제 믿고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식이었다고 하는데, 이곳 사람들의 신중한 성향이 딩카의 즉흥적인 성향과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틀간 마냐마본당에서 생활하면서 미사도 함께 드리고 태양광 설비도 함께 설치하고, 고장난 물펌프도 고치고, 자궁에 종양을 가지고 있던 사제관 개도 수술해주고, 계곡에서 수영도 함께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종용 신부님은 마치 우리가 함께 모인 이 날을 위해 작업거리를 많이 마련해두고 기다리신 것 같았습니다. 함께 작업하고, 함께 식사 준비하고, 함께 선교지를 돌아보다보니, 이틀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선교하고 있는 수원교구 신부님들 모두가 모인 자리였기에 감사했고, 서로의 건강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했던 것은 동료 신부님들과 함께 지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지쳐있었던, 그래서 불평과 불만이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제 스스로에게 동료 선교사제들의 삶의 모습은 새로운 활력이 되었습니다.

서로에게서 배우고, 서로에게서 위안을 받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것이 사제들 간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마냐마본당을 방문한 표창연 신부(왼쪽)와 이상권 신부(오른쪽)가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고 있다.

※ 후원계좌 612501-01-370421 국민, 1005-801-315879 우리, 1076-01-012387 농협, 03227-12-004926 신협, 100-030-732807 신한

(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