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군인주일 특집] 군종신부 해외 파병 역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5-09-23 수정일 2015-09-23 발행일 2015-09-27 제 2963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1965년 베트남전 첫 파견… 동티모르·이라크 등서 활동
한국군 파병 지역서 활동 펼치며
상처 치유·현지 교회 재건 힘 보태
2005년 4월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가 군종교구장 재임 당시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환송미사에서 파병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역 군인들을 주 사목 대상으로 하는 군종신부들은 군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간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를 막론하고 섬과 고지, 최전방 철책부터 최후방 제주도까지 군종신부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파병 장병들에게도 군종신부들은 달려간다. 오히려 해외 파병 장병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신앙의 필요성은 더 크기 때문에 군종신부의 역할은 해외에서 보다 빛을 발한다고 볼 수도 있다. 군종신부들은 현역 군인 신분으로 그들의 해외 파견은 동시에 파병이기도 하다.

군종교구 사료에 의하면 한국교회에서 군종신부의 해외 파견 역사는 베트남전 기간 중 김관옥 신부가 1965년 11월~1966년 11월 주월사령부에서 사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베트남전에 군종신부 파견은 김관옥 신부 이후 약 2년 동안 중단됐다가 1968년 9월 김용찬 신부가 다시 주월사령부에 파견되면서 이어졌다. 그 후로는 1970년 9월 김진호 신부가 베트남 주둔 청룡부대에 마지막으로 파견돼 1972년 2월까지 전장의 한국군 장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동안 군종신부들의 베트남전 파견이 중단된 적이 없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종신부는 모두 30명으로 소속부대는 주월사령부, 맹호부대, 백마부대, 십자성부대, 청룡부대 등이었다. 이 가운데 김관옥·김용찬·조덕현·김계춘 신부 등은 월남명예훈장을 받기도 했다. 베트남전 파견 신부 중에는 1968년 7월~1969년 7월까지 맹호부대에서 사목한 후 1985년 대령으로 예편해 초대 군종교구장(1989~1999년)을 지낸 정명조 주교가 눈에 띈다.

이후 1999년 9월~2002년 10월 동티모르 평화유지군 상록수부대에 서상범 신부(군종교구 총대리), 임성호 신부(육군본부) 등 6명이 파견되면서 군종신부의 해외파견 역사가 이어진다. 이들 6명의 신부들은 동티모르에서 군 장병은 물론 현지 신자들을 위한 미사 봉헌과 교회 재건을 위한 물적 지원에 앞장서 동티모르 교회와 한국교회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동티모르를 사목방문해 수도 딜리교구장 리카르도 다 실바 주교를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실바 주교는 “과거 한국군과 한국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동티모르 교회가 지금처럼 발전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라크 평화재건사단 자이툰부대에는 2004년 8월 1진 현광섭 신부(군종교구 태극본당 주임) 파견부터 2008년 5월 8진 김재호 신부(대구대교구)까지 모두 8명의 신부들이 혼란에 빠진 이라크의 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했다.

2009년 7월에는 김상현 신부(군종교구 무열대본당 주임)가 레바논에서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명부대에 첫 파견된 후 올해 4월 유현상 신부가 파견돼 현재까지 임무를 수행하는 등 모두 4명의 신부가 동명부대의 신앙전력 강화에 밑거름을 마련해오고 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적 소탕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에는 2009년 10월 이창주 신부(부산교구)가 첫 파견돼 2010년 5월까지 사목했다. 김광수 신부(군종교구 해병중앙본당 주임)는 5년 만인 올 6월 청해부대에 파견돼 올 12월까지 충무공 이순신함 군종참모로 봉직하게 된다. 김 신부는 출항을 앞두고 “만일의 교전상황이 발생해도 승조원들 곁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태석 신부가 의료봉사를 펼친 곳으로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친숙한 남수단 한빛부대에는 이종덕 신부(군종교구 전승본당 주임)가 파견돼 지난해 2~10월까지 남수단 내전의 상처 치유에 힘을 보탰다.

해외파병과는 다르지만 군종교구 해군사관학교본당 주임신부는 매해 해사 4학년 생도들이 장교 임관을 앞두고 130여 일간 떠나는 전 세계 순항훈련에 동행해 미사와 세례성사를 집전하고 신앙상담도 하고 있다.

3월 25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봉헌된 유현상 신부(왼쪽에서 두 번째) 동명부대 파견미사.
6월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앞줄 가운데)가 청해부대에 파견된 군종참모 김광수 신부(유 주교 왼쪽)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