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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를 위한 돈보스코 상담실] Q. 갑작스레 전학 간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해야하죠?

김인숙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입력일 2015-09-09 수정일 2015-09-09 발행일 2015-09-13 제 296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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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갑작스레 전학 간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해야하죠?

전학 간 학교에서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 합니다. 남편 일 때문에 갑자기 지방으로 가게 돼서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아이한테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매사 적극적이라 잘 적응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걱정입니다. 말수도 현격히 줄어들고 늘 우울해보여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성인들도 적응기간이 필요하 듯, 자녀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족의 사랑과 믿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주세요.

아이 문제를 해결할 때는 먼저 아이의 강점, 약점을 파악하고 약점을 보안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아이가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여 안타까우시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학년, 그리고 전학을 간 지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전학을 가게 되면, 친구들도 사귀어야 되고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에 자연히 말수도 적어지고 우울하기도 합니다. 또 오히려 성격이 활발하고 적극적인 아이가 적응이 더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활동성이 풍성한 아이는 새로운 곳에서도 활발히 생활해야 되는데 선뜻 평상시처럼 활동할 수가 없으니 그렇습니다.

전학이 이루어지는 시기도 중요합니다. 3월이나 학기 초에 전학을 가면 학급 구성원이 어차피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귀어 가기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학기 말이나 중간에 전학을 가게 되면 이미 학급 구성원 안에서 친하고 덜 친하고가 형성되어 그 가운데를 파고 들어가야 하기에 적응이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곁에서 보기에 아이가 우울해 보여 가족들이 ‘아 큰일 났구나’하면서 걱정하는 내색을 보이면 오히려 아이한테 부담이 됩니다. ‘아, 내가 원래 잘 해야 되는데 못하나?’ ‘내가 가족에게 피해를 주나?’ 이럴 수 있습니다. 또 아이는 전학 간 학교 적응이 쉽지 않으나 불안해하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천천히 적응해 가고 있는데, 마음이 조급한 부모가 ‘왜 그러지? 빨리 적응해야 되는데’하면서 서두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아, 네가 어렵구나.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 수 있어, 너만 그런 게 아니야”하면서 가족 중 전학 간 경험을 들려주면 도움이 됩니다. 자신과 같은 체험을 들으면 아이는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하면서 받아들이기가 쉬워집니다.

“왜 그래, 성격도 좋고 활발하고 이전 학교에서는 적극적으로 잘 했는데 지금은 왜 그래?” 이런 압박감을 주는 말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수도자인 저의 경험을 고백하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몇 년마다 소임이동을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 가면 아는 얼굴인데도 그분들과 새로운 공동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며칠씩 잠을 설치고 심한 몸살을 꼭 하고 넘어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어른인 저도 그러는데 하물며 청소년들은 더 하겠지요. 아이의 학교 적응을 도와주는 것은 가족의 사랑과 믿음입니다. 이 메시지가 아이한테 전달될 때 적응기간이 짧아집니다.

그러나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은 전학 간 게 문제인지, 전학 간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나 아이를 못살게 구는 요소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전학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유심히 잘 살펴보고, 우리 아이가 그런 것에 연결되어 있으나 일절 거기에 대해 말을 안 해서 더 걱정된다면, 담임 선생님이나 아이의 주변 친구를 통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인숙 수녀(살레시오 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