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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살 예방의 날 특집]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자살태도 및 도움행동실태 조사’ 설문 결과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5-09-02 수정일 2015-09-02 발행일 2015-09-06 제 2960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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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78% “종교가 자살 예방할 수 있다”
 전국 성직·수도자, 평신도 1112명 대상 인식 조사
“신앙심 깊고 기간 길수록 심리안정, 자살생각 덜해”
“성직자 상담으로 예방 가능” 70%… ‘사제 교육 중요’ 시사
12월 한·일 심포지엄 등 통해 자살예방 방안 모색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 자살예방센터(센터장 손애경 수녀, 이하 센터)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자살태도 및 도움행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회 내에서 ‘자살’만을 주제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올 1~2월 전국 15개 교구와 수도회에 소속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11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교회 안의 자살에 대한 태도와 인식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 및 구축을 목적으로 실시됐다.

센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는 자살을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으로 자살률을 줄일 수 있다’는 질문에 8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 대부분은 정작 자살하려는 이들과 이야기(상담)한 경험이 없었고(86.38%), 주변사람의 자살생각 인식 후 자살생각에 대해 질문하지 않은 경우가 약 60%에 달했다.

이는 많은 이들이 자살 위기자들에게 행할 수 있는 도움행동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살예방교육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더욱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응답자 중 87.11%가 자살예방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구체적으로는 평신도(83.8%), 성직자(82.98%), 수도자(69.1%) 순으로 자살예방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종교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전체의 78%에 달해, 교회 내 자살예방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살예방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살 관련 지식이 2배 이상 높았고 자살예방 도움제공에도 적극적이었다.

더불어 응답자의 70%가 성직자와의 상담으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어, 성직자와 수도자를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자살예방교육이 자살관련 태도와 행동변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별히 자살 위기자들을 만날 경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실습과정이 포함된 자살예방교육이 보강,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의 자살예방 활동 효과는 개인의 자살심리 상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조사대상자 가운데 927명(88.54%)이 자살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종교적 신념(19.8%), 자녀(16.2%), 배우자/연인(13.2%), 부모(12.4%) 등이 꼽혔다. 특히 신앙 기간이 길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개인적 심리상태가 안정적이며 자살생각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측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계 내 체계적인 자살예방 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교회 내 생명운동 활동기관 및 전문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조사사업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향후 가톨릭 내 자살예방 사업의 방향성을 찾아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센터는 ‘자살태도 및 도움행동실태조사’ 후속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2월 14~16일 ‘제3차 한·일 자살예방심포지엄’을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 이번 조사에 대한 윤리신학적, 사목적, 사회학적 이해와 분석 및 제언을 나누고, 교회 내 자살예방사업의 실천적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