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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미사 중 ‘율동찬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일 2015-06-16 수정일 2015-06-16 발행일 2015-06-21 제 2949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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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젊은이 미사에서 행해지고 있는 ‘율동찬양’. 열심히 따라하는 신자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 신자들도 있다. 신자라면 한번쯤 경험해 봤을 미사 중 ‘율동찬양’, 독자 여러분의 찬반 의견을 들어봤다.

■ 찬성합니다 ■

미사 분위기 고조 역할

대부분의 주일 저녁미사는 청년미사로 봉헌됩니다. 우리 교회의 허리와도 같은 청년이 주축이 되는 미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존의 가톨릭성가보다는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성가와 전례곡으로 진행되는 미사를 좋아합니다. 더욱이 청년단체가 잘 운영되고 있는 몇몇 본당에서는 율동찬양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본당 신부님의 사목적 배려와 지원이 그에 따르는지, 그리고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가 뒷받침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이 미사의 분위기는 먼저 그 두 가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두 대상이 실제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니까요. 또 하나 이슈토론의 주제이기도 한 율동찬양은 동작에 담긴 의미와 난이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사는 모든 이와 함께 해야 합니다. 보여주기 위한 쇼(show)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고난도의 율동은 청년은 물론이고, 미사에 함께한 다양한 연령대의 신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율동은 되도록 단순하면서 의미를 내포한 동작이 필요하고, 제대 앞으로 나와 봉사하는 이들의 자세와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율동찬양을 처음 실시하는 본당의 경우 미사 전에 친절한(?) 안내가 있다면 신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동참하려 할 것입니다.

성가와 함께하는 율동은 미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함께 미사를 드리면서 매주 준비하는 청년들이 그저 고맙고, 아름다울 따름입니다.

청년미사는 청년들의 신앙의 깊이를 드러내는 미사입니다. 이러한 사목적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준비하는 이들이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밝고 젊은 미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성찰하며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가 일치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한다면 하느님께서도 감동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청년 여러분, 믿음 안에서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훈(미카엘·수원교구)

정성을 다해 율동 따라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전 그저 보통의 신자입니다. 주일미사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쉽지 않음을 체험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사는게 바쁘고, 먹고 사는 것에 매달리는 듯해서 마음이 아픈 요즘입니다.

저는 청년성서 모임을 통해서 율동찬양의 참 맛을 알게 됐습니다. 늘 듣고 따라 부르던 성가가 동작 하나 더해졌을 뿐인데…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요. 본당에서의 미사가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율동찬양을 하는 본당을 찾아 이곳저곳을 다니는 저를 보고 주위에서 이상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었지만, 전 그만큼 기쁨을 느꼈고, 은총 속의 시간이라 생각했습니다.

감미로운 성가와 율동은 하느님과 통하는 연결고리입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멀뚱멀뚱 보고만 있지 말고, 동작 하나라도 정성을 다해 따라해 본다면 그 속에 담긴 하느님의 사랑을, 하느님과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합니다.

김 프란치스코(서울대교구)

■ 반대합니다 ■

성가라도 제대로 부르면 안될까요?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학생미사나 청년미사를 가면 박수를 치기도 하고, 성가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젊은이들이라 다르구나’ 하며 기쁘게 미사를 드렸습니다. 기쁨도 잠시, 날이 갈수록 젊은이 미사는 피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대략 1시간가량 성당에 머물렀지만, 미사시간 내내 뭘 하고 있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조잘조잘 떠드는 학생들도 한 몫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성가곡과 전례곡, 그런 성가에 맞춰 율동을 하는데 여간 어색한게 아니었습니다. 신이 난 학생들도 있었지만, 쑥스러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율동을 선보이는 교리교사 선생님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굳이 이렇게들 힘들어하는데 꼭 율동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습니다.

율동찬양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누가 강제로 ‘율동찬양’을 시킨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 청소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에 시작하고 진행했지만, 아이들의 반응들이 그저 그렇다면 잠시 쉬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율동찬양 대신 청소년·청년 눈높이에 맞춘 성가곡들을 힘차게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젊은이들이 모인 젊은이 미사에서 마이크를 손에 쥔 선창자의 목소리만 울려 퍼진다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릅답게 느껴지실까요?

공인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성가를 부르는 것은 2배의 기도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성 들인 예쁜 동작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좋겠지만, 우선 우렁차게 하느님을 찬미하며 성가라도 크게 부르고 난 후에 율동을 더하면, 더 없이 아름다운 분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dragon2001@hanmail.net

전례와 어울리는 율동찬양인지 점검을

10여 년 전 교리교사 활동을 하면서 처음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율동을 가르쳐 준 적이 있습니다. 교리교사 학교나 지구, 지역별 교사 워크숍에서 봉사자들을 통해 배운 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그때 배웠던 율동을 아직도 그대로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율동을 가르치는 교사는 동작이 가진 의미를 알까? 배우는 학생들은 율동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들까?’ 한 가지 더, 같은 성가곡이지만 본당 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볼때면 재해석한 것인지, 아니면 전달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동작으로 정착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해오던 것이니 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올 뿐.

이왕 율동찬양을 미사중에 하려면 많은 이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따라하기 보다 연구 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여러 가지 동작으로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울러 미사 전례는 각각이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 지금 행해지고 있는 율동찬양이 전례가 가진 고유한 의미를 해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하고, 체계적인 연구와 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스콜라스티카(대구대교구)

■ 네티즌 생각

· 미사 중 부르는 성가와 어울리는 율동은 그 어떤 아름다운 기도보다 하느님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듯하다. (강 베로니카)

· 율동을 따라하기는 하는데… 가사와 동작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당황될 때가 있습니다. 율동찬양을 감수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김미정·체칠리아)

· 미사 중에 율동찬양을 해도 무방한가요?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딱히 물어볼 때가 없어서 이 기회에 물어봅니다. (박 요한·대구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