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건강하게삽시다] 10. 인정받고싶은 여자

입력일 2015-04-06 수정일 2015-04-06 발행일 1985-04-07 제 145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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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에 인색한 남편에 불만커져 남편 관심만 끌려는 부인도 문제
30대 주부의 이야기다. 부인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아프며 온몸에 열이 나는 느낌을 가진다고 호소하였다. 부인은 결혼한지 3년이 지났으며 첫애가 갓 돌을 지났다고 한다.

결혼을 할때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고 결혼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변에는 이야기할만한 상대가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한다.

남편은 건축업을 하는 사람으로 생활이 불규칙하고 가끔 과음을 하고 들어오는 때가 종종 있어 부인은 밤잠을 설치는 때가 많다고 하였다. 부인은 결혼을 하면 집안에 꽃도 꽂고、아기자기한 생활을 하리라 마음을 다져 먹었으나 실제 결혼생활에 접어들면서 부인 자신의 꿈은 깨어지고 오히려 남편이 부인의 생활에 방해자가 되는 듯한 위협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다. 결혼전에 명랑했가 싫어지고 좋아하던 책도 읽기가 싫으며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남편이 부인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주고、같이 인생을 이야기하면서、한평생을 살고자 기대했는데 부인은 남편한테 칭찬 한번 받다. 남편은 결혼전에는 부인의 지적이고 개성이 강한점을 좋아했으며、자기표현을 분명히 하는점을 칭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 후에 남편은 부인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면 싫어했으며、오히려 남편은 부인의 분명한 태도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부인이 남편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편은 부인에게 심리적인 부담감과 동시에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일까? 한편 부인은 왜 남편에게 그렇게도 관심을 받아내려는 시도를 계속하면서、좌절감을 맛보고 있는것일까 의문이다.

계는 가까이 하면 서로 상처를 주게되고 멀리하면 서로 끌어당기는 미묘한 관계 속에 있는 것일까! 어쨌든 남편은 부인에게 칭찬과 관심을 표명하는데 인색한 편들의 여자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였다. 집안일이나 밖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자연스럽게 부인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텐데 한국남성들은 대개의 경우、부인에게고 부인이 알면 걱정할까봐서 미리 염려하여 말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부인은 그같은 남편의 태도가 연애할 때와는 다르다며 불평을 하고、결혼하더니 남편의 부인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다고 원망했다. 부인 또한 반성해야할 것은 남편의 관심만을 끌어들이려는 태도였다.

이 부인은 결혼하여 가정을 가졌으니、가정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길러 나가고、애를 건강하게 키워 나간다면 그것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첩경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만 남편의 관심이 자신에게서 멀어졌다는 것만을 믿고 있었다. 정신의학적으로 볼때、부인은 부모한테서 받지 못했던 사랑을、남편한테서 받을수 있으리라 믿었던 소망이 좌절당한데 대한 절망감 속에서、남편에 대한 적대감、더나아가 부모에 대한 적대감이 부인의 의식속에 침범하여 불안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릴때 사랑을 받지못한 사람은 일생을 통해 그 대치자를 반드시 찾아야만 살아갈수 있는 것일까! 그 대치자는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것 같다.

최수호 <가톨릭의대 외래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