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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앗 리미나 특집- 124위 시복 감사미사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5-03-18 수정일 2015-03-18 발행일 2015-03-22 제 2936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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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과 희생의 십자가 지고 복자들 신앙 따르자”
한국 복자 삶·영성 널리 알려
교황, 미사 앞서 깜짝 방문
“신자들 열정이 한국교회의 힘”
일일이 손 잡아주며 격려
한국 주교단이 3월 12일 오후 5시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제대 바로 뒤편에 자리한 ‘사도좌 제대’에서 124위 시복 감사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을 감사하는 미사가 이탈리아 시각 3월 12일 오후 5시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사도좌 제대’에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124위 시복식은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거행된 바 있다. 시복식이 교황 주례로 지역교회 현지에서 거행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보편교회에 감사를 전하고, 전 세계 모든 신자들에게 한국 복자들의 삶과 영성을 알리기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시복감사미사를 마련했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 평신도 순례단, 김경석(프란치스코) 주교황청 한국대사 부부를 비롯한 로마 거주 신자들과 성직·수도자, 외국인 신자 등 650여 명이 참례, 복자들의 모범을 따르는데 앞장설 뜻을 다졌다.

김희중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을 기념함은 단순히 감상적인 추억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되살려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함을 확인하고 ,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신 ‘기억의 지킴이’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을 위한 현양비를 세우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헌신하는 희생적인 행위, 즉 십자가를 지는 행위를 실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124위 시복 감사미사에 앞서, 한국 평신도들을 격려하기 위해 성 베드로 성당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특히 시복감사미사에 앞서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 참례를 위해 모여 있는 한국 신자들을 직접 찾아와 메시지를 전하고 인사를 나누는, 이른바 깜짝 선물이 주어졌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신자들이 보여준 신앙과 열정이 한국교회를 이끌어온 절대적인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무에 물을 주듯 순교자들의 피는 한국교회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며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교회를 잘 가꾸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한국 신자들과 함께 성모송을 바친 후, 화답하는 신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나눴다.

교황과의 만남 중, 수원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최효용 회장(스테파노)은 가족 사진첩을, 김승선(요한세례자) 화백은 교황 초상화를 각각 선물하기도 했다. 김 화백은 일반알현 참가를 결정한 직후부터 한 달여에 걸쳐 이 초상화를 그렸다.

아울러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미사 후 인사말을 통해 “초기 교회 때부터 계속되어온 주님을 위한 순교의 역사는 다양한 모습으로 현존하며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밝히고, “나아가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선교교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필로니 추기경은 이날 한국 주교단과 공동으로 시복감사미사를 집전했다.

124위 시복 감사미사에 참례 중인 한국 평신도 순례단과 재 로마 신자 및 사제·수도자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