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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치유의 성사 ‘병자성사’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5-02-04 수정일 2015-02-04 발행일 2015-02-08 제 293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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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위중하거나 큰 수술 앞두고
병자성사, 여러 번 받을 수 있어
환자·노약자 찾아 병자 영성체도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어떤 때 받나

병자성사는 질병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가 받는 성사다.

그리스도인들은 병자성사를 통해 병을 이겨낼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나아가 주님 뜻 안에서 치유 은혜까지 받기도 한다. 때문에 병자성사는 고해성사와 함께 치유성사라고 불린다.

병자성사 집전은 사제, 즉 주교와 신부만이 할 수 있다. 또, 세례를 받은 신자만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감기 몸살 등 가벼운 병에 걸린 사람이 받는 성사가 아니라 죽을 위험에 처했을 때, 곧 생명이 위중한 경우에 받는 성사다. 그렇다고 죽음에 임박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큰 병을 앓고 있거나 노령으로 급격히 쇠약해졌을 때, 또는 큰 수술을 받기 전에도 청해 받을 수 있다.

이전에는 죽을 위험에 처한 경우 한 번만 받을 수 있다고 해 ‘종부성사’라고 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병중에 있을 때는 횟수에 관계없이 청할 수 있는 성사로 재천명됐다. 따라서 병자성사는 여러 번 받을 수 있다. 병자성사를 받은 후 병에서 회복됐다가 다시 중병에 걸렸을 경우나 병이 더욱 위중해졌을 때에도 또 받을 수 있다.

병든 이를 고쳐주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용서하셨을 뿐 아니라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몸소 고쳐주셨다.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도 병든 이들을 고쳐주라고 말씀하셨다.(루카 9,1-6)

야고보 사도는 “여러분 가운데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그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죄를 지었으면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야고 5,14-15)라고 가르쳤다. 이를 근거로 교회는 앓는 이들을 위한 예식을 예수님께 기원을 두는 일곱 성사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어떻게 거행되나

병자성사는 성당이나 가정, 또는 병원에서 한 사람을 위해서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을 위해서도 거행할 수 있다. 병자성사는 참회 예식으로 시작한다.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말씀 전례로 이어진다. 말씀 전례가 끝나면 사제는 침묵 중에 병자에게 안수하며 기도한다. 이는 성령께서 임하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축성된 성유를 병자의 이마와 두 손에 바르면서 기도를 바친다. 이 안수와 도유가 병자성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환자에게 성체를 영하게 한다.

병자성사는 미사 중에 거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록 가정이나 병원 등에서 거행하는 병자성사라 하더라도 공적 전례로서 공동체 예식이기에 가족이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서 거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자 영성체는

공동체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교우, 특히 병자에게 사제가 직접 성체를 모시고 가서 영해주기 때문에 전에는 봉성체(奉聖體)라고도 불렀다. 천주교 용어위원회에서는 ‘병자 영성체’로 통일하도록 했다. 본당에서는 보통 매달 정기적으로 환자와 노약자들을 방문해 ‘병자 영성체’를 해주고 있다.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이들이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돕고, 구역 공동체가 함께 기도해주는 것이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