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부들의 성경주해] (260·끝)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입력일 2014-12-16 수정일 2014-12-16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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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그리스도의 마음입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편지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당시 경주용 말의 족보를 환히 꿰고 있는 사람들이 정작 바오로 사도가 쓴 편지가 몇 개인지, 그 편지의 수취인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책망을 합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로마 16,3) (설교 1-2편)> 그런가 하면 대그레고리우스는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주치의, 테오도루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피조물에게 보내신 편지가 아닙니까? 당신께서 만일 여행 중에 세속의 황제가 보낸 편지를 받으셨다면, 세속의 황제가 쓴 편지를 읽기 전에는 쉬지도 잠들지도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들과 천사들의 주님이신 하늘의 황제께서 여러분의 영원한 구원을 위해 당신께 편지를 보내셨다면, 매우 고명하신 당신께서는 그 편지를 열심히 읽지 않겠습니까?…(대 그레고리우스, 「황제 주치의 테오도루스에게 보낸 편지」)

우리 자신의 거울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경은 우리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설교」 46,11,24)이고 ‘그리스도의 마음’(「편지」 140,14,36)이라고 말합니다. 영혼을 돌보는 목자에게는 성경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시간이 없다고 변명하는 사제들에게 그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내 포도원을 어떻게 잘 경작해야 할지를 배우는 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 어떻게 변명이 되겠습니까?”(「편지」 21,4,5)

끊임없이 기도를

오리게네스는, 성경을 읽을 때 자신이 생각한 의미를 그리스도의 의미로 전가시키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성경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권고합니다.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자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을 신앙의 원칙과 하느님 마음에 들려는 의도로 읽도록 전력을 기울이시오. 성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에게 대부분 기도가 필요합니다.(오리게네스, 「그레고리우스에게 보낸 편지」 3[92A])

오리게네스는, 성경해석 방법론은 단지 간접적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도 성경 해석의 궁극적 목적을 하느님과 만나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도서관

그러므로 누가 자기는 성경(들)이나 그 일부를 이해하였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지성으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이중 사랑을 세우지 못한다면 (그는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아우구스티누스, 「그리스도교 교양」 1,36,40. 번역: 성염(분도출판사 1989, 109)

성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성경에서 “하느님을 하느님 때문에 사랑하고 이웃을 하느님 때문에 사랑해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합니다.(「그리스도교 교양」 1,7,10. 번역: 성염(분도출판사 1989, 109)

히에로니무스는 자신의 제자 네포티아누스를 다음과 같이 극찬합니다. 우리도 성경을 열심히 읽고 묵상하여 네포티아누스처럼 됩시다. “그는 열심히 성경을 읽고 이를 고이고이 되새김으로써 자기 마음을 (고스란히) 그리스도에 관한 도서관으로 만들었다.”(히에로니무스, 「편지」 60,10)

이번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집필해 주신 노성기 신부님과 애독해 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