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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사목어때요] 부산 남산본당 문화선교센터

이도경 기자
입력일 2014-11-25 수정일 2014-11-25 발행일 2014-11-30 제 292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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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취미’ 두마리 토끼 잡는 ‘문화교실’
 2011년 개소, 총 2500여 명 수강
 매년 지역 비신자 참여율 높아져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 해
“자연스런 선교공간 만들어 갈 것”
부산 남산본당 문화선교센터 서예교실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글쓰기에 열중하고 있다.
200명 수강생들이 11개 프로그램 15개 강좌의 문화 수업을 듣기 위해 방문하고, 서예와 그림 등의 전시가 상시 펼쳐지고,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특강이 열리는 곳이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교구 남산본당(주임 김정호 신부)의 문화선교센터에 대한 설명이다.

본당 차원에서 별도의 문화선교센터를 운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일선 사목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공간은?’, ‘인건비는?’, ‘지속성이 있을까?’ 등 회의적인 반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남산본당의 문화선교센터가 지난 2011년 3월 27일 문을 열고 3년 7개월여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재능을 기부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문화수업에 관심을 갖는 이들을 연결하는 유기적인 통로가 됐기 때문이다.

남산본당은 문화적인 교류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랐고, 문화교실을 통로로 성당이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울타리 없는 공간이길 희망했다. 그 결과 문화선교센터는 이학열(베르나르도) 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운영위원과 윤계향(프란치스카) 원장, 채영숙(젬마) 간사, 김갑주(안토니아) 부간사 등의 짜임새 있는 실무진으로 꾸려져 지역민과 공동체를 이어주는 소중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2015년을 문화 복음화의 해로 보내는 부산교구의 사목지침에 가장 탁월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문화선교센터는 현재 문화교실 운영, 문화공연, ‘로사리오 갤러리’ 전시, 인문학·생활강좌 특강 등 총 4가지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문화교실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분기당 한 기수씩 총 15기 23개 수업에 2500여 명이 참여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중 비신자의 비율이 16%가 넘는 400여 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또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16기 수업에는 현재 190명의 등록 인원 중 비신자가 30%이상 신청해 점점 입소문을 타고 외부 참가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문화공연의 경우에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 공연에는 지난 16회까지 6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고 오는 12월 7일에도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어울림’을 주제로 제17회 국악밴드 아비오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센터는 수강생 수료전과 각종 외부 대회 수상작품전, 특별 초청전 등 거의 상시 운용되는 ‘로사리오 갤러리’와 건강 강좌 인문학 강좌 등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특강도 마련하고 있다.

본당 신자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신자들이 적어도 한 강좌씩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180여 명의 후원회원들이 문화선교센터 후원회를 조직해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호 신부는 “문화센터의 수업시간에 들러서 강복을 주거나 인사를 나누면 비신자들이 눈이 둥그레져서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비신자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수업을 바탕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과 신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산본당은 문화선교센터에 참여한 비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예비신자교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