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 다혈질적 성향 때문에 고민입니다
저는 40대 후반의 기혼 남성입니다. 저는 매우 다혈질적인 사람입니다. 가족들이나 직장동료들은 저에게 평상시에는 양처럼 온순한데 화가 나면 다른 사람이 된다 합니다. 최근에는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상대 운전자가 여자였습니다. 저는 여자 운전자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이 심한 욕을 하였습니다. 잠시 뒤에 정신이 들어보니 신자라는 스티커를 차에 붙인 채 그렇게 화풀이를 한 제가 창피하게 느껴졌고 화가 나면 이성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저 자신이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렇게 해보세요 : 순간적 행동시, ‘멈춰’ 외치세요
일반적으로 다혈질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은 평상시에 매우 온화하고 명랑한 편이며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립니다. 또한 감정적인 측면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기도 하고 반응은 빠른 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혈질적인 성향의 사람들과 지내면 유쾌하다고들 말하는데,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붙습니다. ‘아주 가까이에서만 아니라면…’ 이유는 아마도 이들의 감정적인 폭발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혈질적인 사람들은 자칫 아흔아홉 가지를 잘하지만 한가지로 인해서 잘했던 아흔아홉까지를 훼손시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형제님께 이러한 다혈질적인 성향을 넘어서 다음의 두 가지 면을 특별히 주목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여성에 대한 분노’의 부분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특정한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해 호감이나, 비호감 그리고 두려움 등을 갖게 됩니다. 이런 것은 대체로 어릴 때 가정이나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엄마로부터 상처를 받거나 신뢰 관계를 지니지 못한 사람은 여자들을 대하면서 엄마와 형성된 관계를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보통의 경우에는 그런 상처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하면서 살아가거나 자연스럽게 잊곤 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기억이 평생 동안 관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만일 어떤 특별한 대상에게 분노하는 경우들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 번쯤은 자신이 분노하는 것이 단순히 지금 일어난 사건 또는 대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치유되지 않은 과거의 사건이나 기억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분노는 본인 스스로는 결코 알 수 없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면서 일상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는, ‘분노의 표출’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 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성숙한 형태도 아니고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성숙에 이르는 것도 아닙니다. 성숙한 사람은 분노하지 않거나 늘 다소곳한 말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분노를 알아차리고 그 진정한 원인을 살필 줄 아는 사람입니다. 곧 감정이 이성과 만나도록 잠시 멈출 줄 아는 능력을 지닌 사람입니다. 이것은 끊임없는 수련에 의해서 가능한 것입니다. 감정이 이성과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각적인 행동을 멈추게 하는 데는 자신에게 ‘멈춰’라고 외치는 구호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미성숙한 사람들은 감정을 억압하고 부정하거나 바로 표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형제님, 사람에게 감정이란 선도 악도 아닙니다. 다만 그 감정이 악한 행동을 만나는가 아니면 선한 행동과 만나는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따라서 감정이 이성과 만나서 통제되지 않으면 자칫 악한 행동으로 기울 수 있게 되고 그것에 의해 개인의 행복이 파괴될 뿐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자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파악과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감정을 잠시 붙잡아 두는 훈련을 통해 아흔아홉까지의 선행을 잘 보존해 가시는 형제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로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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