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부들의 성경주해] (250) 탈출기 1,21-22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입력일 2014-10-07 수정일 2014-10-07 발행일 2014-10-12 제 2914호 1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하느님께서 산파들에게 상을 내리시다
산파들이 하느님을 경외하였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집안을 일으켜 주셨다. 마침내 파라오가 온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히브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은 모두 강에 던져 버리고, 딸은 모두 살려 두어라” (탈출기 1,21-22)

하느님 속임수가 아니라 선의에 상을 주신다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설명하고,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인들이 당신을 경외하였기에 그들의 집안을 일으켜 주셨다고 히에로니무스는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산파들에게 상을 내리시다

성경은 하느님이 히브리 산파들과 예리코의 창녀 라합(참조: 여호 2장 6,25)을 잘 돌보아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호의를 베푸신 것입니다. 그러니 상받은 것은 그들의 거짓말이 아니라 그들의 좋은 의도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이 꾸며낸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 의도의 선함에 하느님께서 상을 내리신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거짓말」 15,32).

하느님을 두려워해야 한다

히브리 산파들이 하느님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들의 집안을 일으키셨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 없이는 집안이 일어설 수 없습니다. 죄를 짓지 않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기쁨에 자기 터를 세운 사람들에 의해 집안이 일으켜졌다면, 포로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죄인이여 들으십시오. 진정, 우리는 죄를 피하기 위하여 하느님을 경외해야 합니다.…(히에로니무스, 「시편 둘째 강해집」 72).

하느님의 계획에 의해, 이집트인들은 파라오가 이스라엘인들의 남자아이를 빠뜨려 죽이려 했던 그 물에 빠져 죽었다고 에프렘은 설명한다. 하느님의 섭리로, 모세는 왕궁에서 양육되어 이스라엘을 구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설명한다.

하느님 섭리의 역설

파라오가 이스라엘 아이들을 빠뜨린 바로 그 물에 자신이 빠져 죽은 것처럼, 다윗도 골리앗이 많은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했던 그 칼로 골리앗의 머리를 베어 버렸습니다(1사무 17,1-51 참조). 모세가 십자가의 상징을 사용하여 바닷물을 갈랐고(탈출 14,16 참조), 다윗은 돌의 상징을 사용하여 골리앗을 땅에 쓰러뜨렸습니다. 우리의 주님께서는 사탄이 유혹하자 당신 입에서 나온 말씀으로 사탄을 꾸짖으셨습니다. 파라오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빠뜨린 그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의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12).

여러분이 알아들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파라오가 이스라엘 아이들을 강에 던져 버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물에 던져지지 않았더라면, 모세가 구원받지도, 왕궁에서 자라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안전했을 때는 영예롭지 않았고,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는 영예로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수단과 계획이 얼마나 풍부한지 보여 주시려고 이러한 일을 하셨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사도행전 강해」 54 (사도 20,17).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