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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 신앙따라] 정읍 국화회관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4-02-04 수정일 2014-02-04 발행일 2014-02-09 제 2881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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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빌까 쌈쌀까 … 구수한 우렁쌈장 별미
국화회관 김재식·이은실 부부가 추천하는 우렁이 쌈밥 정식.
맹자의 인생삼락은 부모형제가 무고하고,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지만, 사람에게는 먹는 낙도 못지 않다. 더군다나 신심이 깊고 따뜻한 이웃사랑이 있는 이가 선사하는 음식은 맛과 감동을 함께 준다. 맛따라 신앙따라는 전국을 돌며, 맛과 신앙을 함께 선물하는 이들을 만나보는 코너다.

논에서 잡은 우렁이를 된장찌개에 넣어 구수한 국물과 함께 먹었을 때의 추억을 가진 이들이라면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국화회관(대표 김재식)을 찾아가보자.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청국장 냄새와 함께 파릇파릇한 채소들이 상마다 가득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지에서 찾아온 다양한 나이대의 손님들은 풍성히 차려진 음식에 즐거워하며 바쁘게 젓가락을 놀리고 있다.

정읍터미널 후문으로 나와 전주교구 연지동성당을 향해 가다보면 국화회관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정읍시 연지동 259-31에 위치한 국화회관은 여러 매체에서 소개돼 정읍 내장산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많은 4~5월, 10~11월에는 130여 석이나 되는 자리가 가득 차서 손님을 받을 수 없을 정도다.

국화회관의 자랑인 우렁이 쌈밥 정식은 쌈밥과 청국장, 우렁이초무침이 함께 나오는 남녀노소할거 없이 모두에게 인기다. 상추, 케일, 당귀, 신선초, 비트, 파슬리 등 계절에 따라 적게는 20여 종 많게는 30여 종의 쌈 채소들은 다양한 맛과 함께 독특한 식감도 제공한다. 뚝배기에 들기름을 약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대파, 고춧가루 등이 첨가돼 나온 우렁이 쌈장은 비벼먹을까 쌈을 싸먹을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맛있다. 구수한 청국장도 일품이지만 막걸리와 함께 먹는 우렁이초무침은 그야말로 별미라 할 수 있다.

반찬들도 화려하다. 사계절 올라오는 여수 돌산 갓김치는 물론 배추김치조차 3년간 직접 숙성시킨 액젓으로 담아 그 맛이 아주 깊다. 요즘에는 풍부한 게르마늄과 담백하고 뛰어난 향을 지닌 세발나물이 반찬으로 오르는데, 반찬이 아닌 주 메뉴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맛있다.

17년 전 우렁이 된장찌개로 장사를 시작한 김재식(라파엘·55) 대표와 부인 이은실(라파엘라·53)씨는 우렁이를 재료로 한 장흥, 군산, 여산 등지의 유명 음식점들을 찾아가 직접 맛보고 연구해 여러 가지를 보강해 오늘의 메뉴들을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손님들에게 어렸을 때 맛보았던 그리운 고향의 맛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바른 먹거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현대식사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들이 풍부한 식단을 제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에 상표등록을 한 라파엘 우렁 쌈장은 찌개를 끓일 때는 물론 김밥을 만들 때, 혹은 라면을 끓여 먹을 때에도 쓸 수 있는 인기 만점, 영양 만점의 식품이다. 국화회관을 찾은 손님들은 계산할 때 자신이 먹을 거 외에도 선물용으로 몇 통씩 사가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문의 063-536-5432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