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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태교 이야기] (12) 가톨릭태교의 마무리 ‘세례성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4-01-14 수정일 2014-01-14 발행일 2014-01-19 제 287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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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 태중의 아기를 위한 교육인 태교(胎敎)는 출산과 함께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신자인 우리들에게 세상에 태어나는 것보다도 중요한 또 다른 태어남이 있다.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세례성사의 순간이야말로 가톨릭 태교의 마무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이들은 유아세례가 자녀가 종교를 선택할 자유를 침해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세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쉽게 꺼내기 어려울 것이다. 모든 인간은 원죄를 타고 나는데 세례는 인간이 원죄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게 한다. 새로 태어난 아기 역시 세례를 통한 구원이 필요하다.

유아세례의 중요성 때문에 교회는 2세기부터 유아세례를 거행해왔다. 제2차바티칸공의회는 아기의 실제 상황에 맞춰 예식을 바꾸고, 부모와 대부모의 임무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유아세례예식」을 개정하기도 했다. 한국교회 역시 출생 후 100일 이내에 유아세례를 받을 것을 말하며 유아세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아세례는 부모와 자녀의 연대를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유아세례의 효과는 성인의 세례와 다르지 않지만 신앙관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성인은 스스로 신앙을 고백하며 세례를 받지만, 유아세례는 부모와 대부모가 신앙을 고백한다. 부모의 신앙이 아기에게 세례성사를 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지켜온 신앙이 있었기에 우리 아기도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모와 아기는 그토록 강한 끈으로 이어져 있다.

가톨릭 태교를 실천으로 옮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내 신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빠와 엄마의 신앙이야말로, 그리고 그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사랑이야말로 이제 곧 태어날 아기에게 가장 소중하고 훌륭한 선물인 것이다.

아내와 함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아기를 위해 기도했다. 지금은 두 사람의 목소리로 기도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의 목소리로 기도할 날을 그려본다.

미소를 머금은 한 아기가 ‘유아세례’ 중 사제의 안수를 받고 있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