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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와 함께하는 가톨릭태교 이야기] (5) 하느님과 함께하는 태교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3-05-28 수정일 2013-05-28 발행일 2013-06-02 제 284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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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태교의 ‘내적 준비’
많은 가정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태교를 준비한다. 잉태에서 시작되는 성가정을 어떻게 가꿔나갈지를 배우고 실천해가는 가톨릭태교로 자녀를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가톨릭신문은 ‘가톨릭태교 이야기’를 통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가 마련한 가톨릭태교의 체험기를 연재한다.

아기에게 이야기나 노래만 들려주면 되겠거니 생각한 태교는 생각처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태교는 태중에 있는 아기만의 공부가 아니라 세상에 나올 아기를 맞이하는 부모들의 공부도 함께해야 하는 과정이다.

육아를 위해 알아야 할 정보가 너무도 많았다. 대학 전공서적만큼이나 두꺼운 책이 벌써 여러 권 쌓였다. 신생아 돌보기, 위생과 안전, 건강에 이르는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육아 관련 제도나 육아용품정보에 이르기까지 한도 끝도 없다.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챙겨서 익히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다. 이렇게 외적인 준비를 단단히 하더라도 내적인 준비가 없다면 사상누각이 아닐까. 가톨릭태교의 내적 준비라 하면 성경을 빼놓을 수 없다.

성경은 부모들이 아기를 태중에서부터 인격적으로 대할 것을 가르친다. 성경은 태중의 아기와 출산 후의 아기를 별개의 존재로 말하지 않는다. 이미 출생 전부터 출생 후, 죽을 때까지 우리 삶의 모두가 하느님의 놀라운 계획 속에 있다는 것이다. 인격체로서의 태아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바로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이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방문에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고 전한다. 어머니가 먼저 기뻐한 것이 아니라 태아가 기뻐 뛰자 어머니에게 영향이 간 것이다.

성경 속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태교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삼손의 어머니는 ‘포도주, 독주, 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아이에 대한 주님의 뜻을 묻기도 했다. 한나와 사무엘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간절한 소망이 있어도 아기의 탄생은 하느님께 달려있음과 철저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자세가 나타났다.

이런 아기 인격의 소중함을 알고도 태중의 아기를 그저 ‘아기’라고만 부를 수 없다고 아내와 느껴 태명을 짓기로 했다. 홍수 끝에 하느님께서 노아에게 무지개를 보여주셨음을 기억하며 아기의 태명을 ‘홍(虹)’이라고 지었다. 이에 맞춰 세례명은 ‘노아’다. ‘홍아’하며 아기를 부르니 아내도 어감이 좋다며 기뻐한다.

성경을 읽고 난 뒤 지은 아기의 태명과 세례명.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