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가톨릭신문으로 보는 수원교구 50장면 (38) 미리내성지 고압송전탑 설치 반대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2-12-18 수정일 2012-12-18 발행일 2012-12-25 제 282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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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훼손·주민 건강 우려하며
2000여 명 시가행진 벌이기도
가톨릭신문 2000년 6월 4일자 19면에 실린 ‘미리내 송전탑 반대 궐기대회’ 기사. 가톨릭신문은 2월부터 5월까지 미리내성지 보호를 위한 고압송전탑 설치 반대 기사를 꾸준히 게재했다.
2000년 2월부터 5월까지 가톨릭신문에는 미리내성지 보호를 위한 고압송전탑 설치 반대 기사가 쏟아졌다. 교구 사제들이 반대를 외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교구 차원에서는 미리내성지 지역 고압송전탑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미리내성지를 포함한 노곡3리(염티마을) 지역 안으로 34만5000V용 고압송전탑이 건설 중에 있었던 것이다. 인근 지역 신자들과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는 이들은 송전탑을 마을 외곽으로 이전해줄 것을 촉구했고, 5월 26일 안성성당에서 안성시민모임을 열고 미사 봉헌과 궐기대회를 갖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는 최덕기 주교, 김영옥 총대리 신부 등 교구 사제 30여 명과 수도자 200여 명을 비롯 신자, 지역주민,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한전 안성지점 앞까지 시가행진을 벌이며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쳤다.”

가톨릭신문은 2000년 2월 27일자 신문 사설에서 “이번 송전탑 건설 계획은 가톨릭신앙인의 마음의 고향인 미리내성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고 성지 내 거주하는 200여 명 수도자들과 인근 마을주민들에게 전자파로 인한 치명적 유해를 끼칠 수 있으며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는 이들은 김대건 성인이 송전탑에 갇힌 걸개그림을 걸어 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기도 했으며, 한전은 미리내성지 지역 송전탑 건설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1년 3월 미리내성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철탑 2기가 설치됐다. 미리내본당은 다시 집회를 갖고 송전탑 공사 중단과 송전탑 위치 변경을 강력히 요구했다.

미리내성지는 송전탑 사건 이후 2008년과 2009년에도 인근 안성 미산골프장 건설로 인해 몸살을 앓은 바 있다. 특히 최근 골프장 건설이 재추진되려는 움직임이 포착됨에 따라 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가 지난 3월 경기도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 골프장이 재추진되려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