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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달 특집] 가톨릭출판 비상구를 찾는다 2 교회출판계, 변화가 필요하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2-09-03 수정일 2012-09-03 발행일 1995-10-08 제 197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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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망 통합등 경영 합리화 이뤄야
소규모 출판사 영세성 극복도 과제
▩급변하는 출판 환경

출판사들에게 있어「책 안읽는 시대」에 맞아야 하는 국제화, 세계화는 고역이다. 출판유통시장 개방에 이어 96년 베른협약 발동, 97년 출판시장 개방 등 소위 「세계화」와 함께 던져진 숙제들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제작, 운영과 유통이 일반적인 국내출판사들에게는 힘에 부친 난제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일련의 급박한 변화들은 출판계에 있어 대규모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영세서점이나 출판사의 폐업 등을 비롯,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에 대응의지 긴요

그러면 과연 교회 출판사들은 이런 급속한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흔히 신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고정적으로 꾸준하게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항상 확보돼 있는 것이 교회 출판계의 한가지 특징이다. 교회내 출판사들이 지금까지 다른 어는 일반 출판사들보다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운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고정적」인 독자층의 덕분인지도 모른다.

이런 고정 독자들은 앞으로도 책을 읽을 것이다. 어떠한 외부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들 독자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교회 출판사들은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그런 기대가 현재의 교회 출판계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응 의지를 약화시키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도 가능하다.

▩유통 합리와ㆍ현대화

우리 교회 출판계가 안고 있는 과제는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도 있지만 유통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류 비

용은 출판사의 운영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유통구조는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함으로써 경영합리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회출판물의 유통경로는 상식적 차원에서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각 본당에 설치돼있는 성물판매소는 출판물 유통의 가장 기초적인 망이다. 하지만 묵주, 기도서, 성가집 등 신앙생활의 「생필품」외에는 책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다. 교보 영풍 등 대형서점에도 교회 서적들이 진열돼 있지만 구석진 서가의 한모퉁이에 겨우 명색만 갖추고 있을 뿐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교적 「대형」으로 일컬어지는 가톨릭, 바오로딸, 분도, 성바오로출판사 등이 각기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유통망과 구조이다. 문제는 이처럼 각 출판사마다 각자 유통망을 유지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비효율적인 요소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각 출판사들이 독자적으로 유통망을 운영하기 때문에 소규모일 수밖에 없다」는 한 출판 관계자는「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문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형태로든지 이들 유통망이 통합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다.

▩소규모 출판사의 고심

최근 몇년간 교회내에는 소규모 출판사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은 워낙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문제점과 한계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기존의 몇개 대형 출판사들과는 또 다른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비교적 외국 번역물에 많은 비중을 두어왔던 교회 출판계에서 이들은 창작물에 많은 비중을 두어왔던 교회 출판계에서 이들은 창작물에서는 오히려 대형 출판사들을 앞서기도 하고 순교자나 성모신심, 교리교육 등 각자 특색있는 출판 경향을 보여 참신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전반적인 사회풍토와 함께 자본력의 부족, 인력과 정보 부족 등 영세성에서 비롯되는 산적된 어려움은 출판사의 운영 자체를 위협하고 있어 자체의 합리적 경영이 더욱 요구된다.

진보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은 출판관계자들이 몫이다. 또한 어떠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추구할지 역시 출판인들의 연구 과제일 것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