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달리는 여성] 여성학 분야 전문가 조옥라 교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9-03 수정일 2012-09-03 발행일 1995-09-17 제 1970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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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불평등은 인류의 해결 과제”
여성관련 연구서 다수 출간
“연구 활발…사회지위는 여전”
「또 하나의 문화」창립 멤버로 활약
국내 여성들의 지위는 오랜 주자학적 유교 전통으로 일본 중국보다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80년대 들어 여성학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학문적 주제나 쟁점으로 다루는 내용들은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아졌으나 아직도 낮은 사회적 지위는 여전하다는 것이 여성학자들의 중론이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교 조옥라 교수(데레사ㆍ서울 세종로본당ㆍ44)는 이러한 분위기에서 10여년동안 연구와 단체활동 등을 통해 여성지위 향상과 남녀 평등의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다.

78년경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다가 경험하게된 한국 여성들, 특히 농촌 여성들의 현실과 삶을 접한후 여성문제 연구에 직접적으로 뛰어들게 된 조옥라교수는『당시 9개월여동안 농촌여성들과 함께 지내면서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를 절실히 통감하는 한편 여성문제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 들려줬다.

지난 84년 성차별의 문제를 중시한 모임이 발족했다. 가부장적 시각을 벗어나서 평등의 원리를 일관되게 실천하며 사는 삶의 양식이 어떤 것인지, 남녀가 진정한 벗으로 협력하게 되는 것과 아이들이 자유로워지는것, 그리고 그것이 이 전체 사회의 구조적 변동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밝히는 이른바 또 하나의 문화운동의 시작이다. 조교수는 또하나의 문화 창립동인인 동시에 현재 편집동인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성적 불평등과 성에 관련된 고정관념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아프게 하고 있으며 다른 불평등 및 편견의 요인들과 합쳐져서 사회를 더욱 불합리하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들려주는 조교수는 이러한 견지에서 또하나의 문화는 남녀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부터 시발됐다고 밝혔다.

여성신자가 70%를 차지하고 있는 교회 현실에 대해서 조교수는『수도자들을 포함한 여성신자들은 봉사활동에만 그 역할이 한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이것은 교회내에서 가부장적 구조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신자들의 자기 역할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져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람이 좋다 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는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작은 일도 넘어가지 말고 또한 손쉽게 좌절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직장내에서 성차별등의 문제로 고충을 겪는 후배여성들에게 이렇게 조언한 조교수는 빈민농촌여성문제 연구에 관심이 많다면서 앞으로 이에관한 책 저술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