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달리는 여성] 사진작가 성기숙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8-30 수정일 2012-08-30 발행일 1995-07-23 제 1963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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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발자취 사진에 담아
10년넘게 성지사진작업만 몰두
사진으로 된 고리서 만들 욕심
성지ㆍ사적지 1백20곳 담은「한국의 성지」
10년이 넘게 해미 솔뫼 치명자산 한티 구산성지 등을 찾아 순교자들의 얼과 신앙의 발자취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온 사진작가 성기숙(마리아ㆍ55ㆍ서울 길동봉당)씨.

78년 평범한 주부로 사진찍기를 시작, 전문 사진작가 길에 들어선 후 성지 사진작업을 고집해온 그는 남자 사진작가가 태반이고 여자가 드물었던 사진계 생활에서 남다른 작품세계에 몰두해 보겠다는「앙심」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들려준다.

성기숙씨는 지난 88년 14개 교구별 성지와 사적시 1백20여곳을 담은 사진첩「한국의 성지」를 펴냄으로써「앙심」을「현실」로 바꿔버렸다.

『성지 사진작업은 전문 사진작가로 만들어준 하느님께 내가 가진 무언가를 봉헌하고픈 마음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한국의 성지」발간은 4년여의 시간과 10만통의 필림 슬라이드를 소비하면서 얻어진 결과였다.

자신이 받은 탈란트를 돌려드리고자 했던 성지 사진작업은 오히려 그를 신앙적으로 키워주는 계기가 됐다.

성지순례를 하며 사진을 찍다보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공동체를 진정으로 실천한 사람들이 옛 선조』라는 영감을 갖게 됐고 그 체험을 신자들에게 전달하고픈 생각에서 더 안간힘을 쓰며 전국 방방곡곡 성지 찾기에 나섰던 것이다. 그 모습을 교회내 신자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더 나아가 외국 사람들에게도 전하고자 했던것이「성지에만 매달리는 못말리는 여인」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

세 아이를 둔 주부로서 가사노동과 병행하며 작품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가정일을 소홀히 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슈퍼우먼(?)」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말한다.

사진집 발간후 90년경 미국 뉴욕 등지에서 전시회를 가진바 있는 성기숙씨는 전업주부들에게 『전문가의 꿈이 있다면 언젠가 꼭 성취된다는 뜻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라』고 당부한다. 성씨는 이 부분에서 신앙에 의지하면 원하는 모든 것은 확실이 이룰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으로 된 교리서를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전한 성씨는 내년쯤 미발표된 성지 사진만을 모아 전시회를 꾸밀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10년 넘게 성지 기행을 다닌 경험으로 성지 안내책자를 발간하고 싶다고 덧붙이면서 성지사진작업을 통해 기도생활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성기숙씨는 오는 8월 4일과 11일에 미국 캘리포니아 싸사이드 성당에서 미국의 명소를 담은 싸롱 사진전시회를 개최한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