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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주일 특별기획] 자원봉사ㆍ사회봉사로 복지사회 앞당긴다 (하)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2-08-28 수정일 2012-08-28 발행일 1995-05-28 제 195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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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위한 주춧돌
사회복지회내 전담부서 설치 돼야
전문적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시급
자원봉사, 미래를 향한 선택
선진국들의 예를 볼 때 자원봉사활동 초기에는 극빈자, 사회복지시설대상 활동이 주를 이루지만 점차 지역주민의 욕구에 부응, 사회환경개선과 사회문제 예방 및 해결, 나아가 복지사회 건설에 목표를 두고 있음을 알수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봉사법안, 언론사 캠페인, 복지시설기업연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복지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자원봉사가 중요한 국민적 선택임을 암시하고 있다.

초기적 형태의 우리나라 자원봉사활동은 이제 시대적 요청에 따라 「미래를 향한 선택」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를 위해 풍부한 인력과 신앙을 바탕으로 한 봉사의 동기를 지니고 있는 교회봉사인격을 활성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자원봉사가 하나의 사회적 체계로 자리잡도록 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교회비중 확산전망

신자들에게 있어서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의미의「자원봉사」는 어떤 형태로든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자들은 기본적으로 이웃 사랑의 정신을 신앙생활의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봉사에 나설 자세와 의지를 갖고 있는 매우 유효한 잠재적 봉사인력이다.

현재 한국 가톨릭 신자수는 3백만을 넘어서고 있다. 10명중에 1명만 봉사에 나선다고 해도 30만의 인격이 사회와 이웃을 위해 귀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한 언론사가 대대적으로 펼친 자원봉사운동은 참가인원이 30여만명을 넘어섰다며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동기, 폭넓은 저변과 교구, 본당이라는조직을 갖고 있는 교회안에서 자원봉사활동이 활성화된다면 이는 일회성에 그치기 쉬운 이벤트성 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사회자원으로 승화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기대이다.

현재 교회안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확한 인원은 집계할 수 없을 정도이고 그 활동 내용도 다양하다. 교회내 사회복지시설은 사실상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전혀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봉사자들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회복지 측면에서 자원봉사를 비롯한 민간 자원, 특히 교회가 지닌 인격자원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직화는 활성화 전제

교회 자원봉사활동은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인력이 체계적으로 교육, 관리되지 못함으로써 봉사수요가 있음에도 소외, 또는 중복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못하는 경우도 있다.

봉사 수요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에 상응한 적절한 봉사 인력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정보와 인력의 관리가 요청된다.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관계자는 「분야별, 시설별로 봉사하고 있는 모든 인력을 한데 모으는 작업이 선행돼야할 것」이고 나아가 「교구 사회복지회 산하에 자원봉사분야를 전담, 관리하는 부서나 인력이 배치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연구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자원봉사「센터」로서 전담부서가 설치되면 인력과 봉사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과 교환, 봉사 지원자들의 발굴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타교구 및 타종교단체, 각종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와의 연대와 정보교환 등 장기적이고 계획적으로 교회안에 자원봉사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제반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열의와 의욕은 있으나 전문성이 부족함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의 연구, 개발과 시행도 센터의 큰과제 중 하나가 될것이다.

본당과 연계 바람직

교구 자원봉사센터는 본당과 긴밀한 연계안에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봉사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 본당사회복지분과에 전담부서가 배치된다면 바람직하겠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에도 여하한 형태로든 본당과 교구센터와의 긴밀한 접촉이 필요하다.

복지분야의 중심이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옮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자원봉사가 범교회적, 범사회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안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관」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본당의 역할이 중심이 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의 기초조직으로서 본당은 구역, 반모임등 구석구석까지 손길이 미친다는 면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지역내 복지관이 있는 경우 복지관의 전문성과 본당의 인적자원, 정보의 교류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것이다.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신자들에게 봉사활동은 「신앙심」의 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점은 자원봉사의 의미와 보람을 극대화시켜준다.

하지만 신앙에 바탕하는 봉사가 참된 의미를 잃지 않으려면 그것이 교회의 잠재인력을 세상을 향한 봉사로 이끌어내는데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즉 자원봉사가 신앙적 동기로 인해 향하는 자선행위라는 소극적인 의미에 그칠 때 교회의 울타리밖으로 봉사활동의 장이 확대 되는데 오히려 어려움을 겪게될수도 있다는것이다.

따라서 자원봉사가 이웃사랑의 신앙적 소명을 실천하는것일뿐만 아니라「더불어 사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국민 개개인의 의무라는 선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함께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른 민간단체, 기구와의 연대와 협력이 요청된다. 이미 지난해 자원봉사 관련 40여개 단체가「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를 구성, 상호 유대를 갖고 있으며 그외에도 많은 단체들이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 늘어나는 복지요구에 반해 예산이나 인력 등 모든면에서 부족하므로 민간기구의 능력에 점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에 있어서도 정부의 지원은 민간조직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제반여건을 조성해주는데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