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여성의 해」 선포 20주년 기획] 달리는 여성 7 - 작가 임경숙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8-27 수정일 2012-08-27 발행일 1995-04-23 제 1950호 1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행위예술 패션디자인 판화 시 소설…
“재주로 똘똘 뭉친 여자”
“하늘 울릴 적극적인 노력” 평소지론
행위예술가 패션디자이너 판화가 시인…

재주로 똘똘 뭉친 여자 임경숙(마리아)씨.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를 부담스러워 하면서 단지 「작가」라고 불려지기를 청하는 그는 다양한 재주에 따른 호칭 외에도 비상식적일만큼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다.

시집 「나는 생을 노래하네」, 에세이 「내 영혼에 젖은 램프」등 세 권의 책을 이미 출간한바 있고 수많은 퍼포먼스와 네 번의 미술 전시회를 여는 등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모두 예술로 표현해 내고 있는 임경숙씨는 자유로움속에서도 「불굴의 노력」「불가능할 정도의 노력」「불꽃의 노력」등「3불」을 주장하는 철저한 프로작가이다.

일을 하는 여성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러한「3불」정신일 것 같다고 밝히는 그는「천국 문이 열리지 않으면 도끼로 쳐서라도 열고 들어가겠다」고 말한 어느 작가의 말과 같이 적극적인 삶의 모습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조언을 청해오는 후배나 배고픈 예술가들에게 들려주는 얘기도 거의 비슷하다. 하늘을 울릴 정도의 노력을 할 때 하늘도 돕고 주위에서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해도 안되더라」「시집이나 가야지」하는 말을 하기에 앞서 얼마나 노력을 하기에 앞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 하는 것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결혼은 차선책이 아니고 어머니 아내로서 책임감이 요구되는 중대한 일이 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 인간적으로 성숙했을때 좋은 어머니와 좋은 아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덧붙여 능력을 가진 여성들은 그것을 여성들을 위해 나누고 사회에 환원하는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경숙씨는 가톨릭계 학교를 다녔던 탓에 신앙적 분위기에 젖어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고 그 영향으로 20여 년에 가까운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

통념상 3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결혼을 하면서 감수성 짙은 사랑뿐 아니라 책임과 배려있는 사랑도 알게 됐다고. 삶과 창작에 필요한 상상의 폭도 넓어졌음을 밝힌다.

생명과 사람을 사랑하고 사회에 기여할수 있는 바가 무엇일지 찾는 과정이 곧 신앙이 아닐까 한다는 임경숙씨는 생활에 소박하게 뿌리를 두지만 한편 그 생활을 거슬러 창작활동은 최대한 넓게 제한을 두지 않고 펼치고 싶다고 들려준다.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지체부자유자들을 위한 일에 나서고 싶은 욕심도 가지고 있다.

내달초 삼성항공 창립행사에서 오프닝 퍼포먼스를 맡아 비상 등의 주제로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라는 임경숙씨. 그외에도 통일을 위한 퍼포먼스와 통일에 관한 시를 구상 중이며 최근 장편소설을 완성 탈고를 앞두고 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