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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명순례지 특선] 12 충남 보령 갈매못

리길재 기자
입력일 2012-08-23 수정일 2012-08-23 발행일 1995-02-12 제 1940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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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말 물들인 진홍빛 순교혼
다블뤼 주교 등 5위 순교지
무명순교자 5백여명 참수
1975년 현위치 고중…시성기념비ㆍ제단 마련
가톨릭신문과 함께 떠나는 가족 성지순례
대천해수욕장 무량사 등도 "볼거리"
서해안 바닷가를 내다보고 있는 순교성지 갈매못.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 바닷가에 있는 이 순교성지는 서해안 지역에서 개발돼 있는 유일한 성지라는 점에서 꼭 한번 순례해볼만한 곳이다.

갈매못은 1866년 병인박해때 조선교구 5대교구장인 다블뤼 안 주교와 오메르트 오 신부, 위앵 민 신부, 다블뤼 주교의 복사였던 황석두 루가, 배론 신학당의 집주인인 장주기 요셉 등 5명의 한국 순교성인과 5백여명의 이름모를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곳이다.

1845년 조선 땅에 입국한 다블뤼 주교는 조선교구 4대 교구장이었던 베르뇌 주교의 순교로 1866년 3월 7일 조선교구장으로 임명됐다가 4일째인 11일 그의 복사인 황석두 루가와 함께 내포지방에서 체포됐다.

다블뤼 주교는 대원군과의 상면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그후 신자들이 마구 잡혀 처형되자 더많은 신자들이 죽는 것을 막기위해 스스로 체포될 것을 결심하고 동료 선교사들에게 자수를 권하는 편지를 보낸후 붙잡혔다.

다블뤼 주교의 체포 소식을 들은 오메트르 신부와 위앵 신부도 더많은 신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수, 서울로 압송됐다.

그러나 때마침 고종이 병을 앓게 되고 국혼(國婚)도 가까운 시기여서 조정에서는 서울에서 사람의 피를 흘리는 것은 좋지 못한 징조라하여 이들을 2백50리 떨어진 보령수영(保寧水營)으로 옮겨 처형케 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이들은 갈매못으로 향하는 2백50여리 죽음의 대행진을 시작했고, 이들을 따라 순교하기로 결심한 장주기도 행렬에 일원으로 참가, 성금요일 3월 30일에 모두 순교했다.

군문효수형을 받은 이들 5명의 순교성인들의 유해중 황석두 루가성인의 유해는 가족들이 거두어 연풍에 안장했고, 나머지 네분의 유해는 3일뒤 사형장 부근에 매장되었다가 6월초 신자들에 의해 홍산 서들골로 옮겨졌고, 브랑 신부에 의해 일본 나가사키로 이장됐다가 다시 1900년에 명동대성당으로 옮겨졌고 1960년대 시성시복운동이 전개되면서 절두산 순교성지에 안장됐다.

성 황석두 루가와 장주기 요셉 성인을 비롯한 5백여명의 무명 순교자들이 처형됐지만 프랑스 선교사들의 순교성지로 손꼽을 수 있는 갈매못에는 1975년 9월 대전교구 대천본당 주임이었던 정응택(요한) 신부가 당시 순교위치를 확인하고 이곳에 세운 순교복자기념비와 1985년 9월에 건립한 다섯분의 순교성인 시성기념비와 야외제단이 세워져 있다.

서울 경인지역 순례자들이 갈매못을 순례하려면 철도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매시간당 1편씩 배치돼있는 장항선 열차를 서울역이나 영등포역에서 타고 충남 대천에 내려 대천본당성지관리분과위원들의 성지안내를 받아 순례를 하는 것이 가장 편안한 방법이다.

물론 일주일전에 대천성당 사무실(0452-34-1214)로 미리 성지순례안내를 부탁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성지관리분과위원들이 안내자를 배정하고 안내차량을 준비해 두기 때문이다.

충청, 호남권, 영남권 순례가족들은 대전 부여 군산 등지에서 대중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전에서 대천행 시외버스를 타려면 대전 서부터미널을 찾아가야 한다.

아울러 서울 경인지역이나 강원도 지역에서 승용차를 이용, 갈매못까지 순례하려면 경부고속도로 천안톨게이트로 빠져나와 천안외각도로에서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 예산 홍성 광천을 거쳐 대천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21번 국도 주변에는 현재 서해안고속도로 건설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 도로사정이 매우 나쁜 편이어서 승용차보다는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광천을 지나 보령군주포에서 우회전하여 영보리 갈매못까지 곧장 순례길을 정할 수 있지만 현지에는 성지관리소가 없고 대천성당에 순례안내 팸플릿과 성지관리분과위원들이 있기에 주포에서 30분 거리인 대천성당까지 가는것이 순례에 도움이 된다.

대천성당에서 성지안내를 받거나 주일미사(특전:토 오후 7시, 주일:오전 8시, 10시 30분, 오후 7시)를 참례한 후 성당을 빠져나와 대천성당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홍성 천안방면 21번 국도로 약10분간 차를 운전하면 예산과 공성으로 갈라지는 도로안내 표지판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 보령 화력발전소쪽으로 차를 몬다.

보령 화력발전소 앞에서 다시 오천방면으로 우회선하여 화력발전소 탄채처리장과 화력발전소를 끼고 직진하다, 포장도로 끝부분의 T자형 도로에서 좌회전해서 영보리 마을로 들어가면 갈매못성지가 나온다.

대천성당에서 갈매못까지 약20분 거리인 이 순례코스는 간조기의 서해안 개펄과 바다를 메워 화력발전소 탄채처리장으로 쓰고있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갈매못성지는 또 서해안을 바로 끼고 있어 한적한 어촌의 풍경과 겨울 바다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아울러 갈매못 순교성지에서 오천면소재지로 빠져나오면 도로 언덕 위에 문화재 자료 제136호인 오천현 관아 장교청과 공해관(控海館)이 있어 과거 보령수영의 위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인근관광 사적지

1. 대전 해수욕장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3ㆍ5㎞의 해안선을 따라 하얀 조개껍질이 깔린 백사장이 있으며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하다. 또 해수욕장앞바다 4㎞ 지점에 무인도인 다보도가 있어 유람선을 타고 관광할 수 있으며 우럭과 노래미 등의 즉석 회요리를 맛볼 수 있다.

2. 무량사

충남 부여군 외사면에 있는 무량사는 부여 북서쪽 40번 국도 30㎞기점 만수산에 있는 고사찰이다.

무량사는 부여의 대표적 사찰로 보물 제356호인 무량사 극락전을 비롯,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당간지주와 5층석탑, 그리고 김시습 부도가 있다.

3. 칠갑산 도립공원

철야군 대치면에 있는 칠갑산 도립공원은 산세가 거칠고 가파라 울창한 자연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산위에 오르면 서해가 바라다 보인다. 장곡사, 정혜사 등 유명사찰도 있다. 이외에도 도고와 온양 등지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리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