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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는 송낙형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2-08-21 수정일 2012-08-21 발행일 2012-08-26 제 2809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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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통한 깨달음 그림으로 풀어내
고향에 작은 미술관 만드는 것이 꿈
아베마리아.
스스로 대기만성형이라고 부르는 송낙형씨는 고향에 작은 미술관을 짓고 싶다고 했다.

송낙형(마르티노)씨는 아날로그적 붓질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 작업을 한다. 일찍부터 현대문화예술의 특징을 간파하고 시도한 것이다. 그의 현대적 감성은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화폭에 풀어낸다.

그는 주로 일상생활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 화가이면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농사도 짓는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그에게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성경을 읽다보면 제 생활과 일치하는 내용을 접하게 되는데, 저에게 여러 깨달음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걸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남기지는 못하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하는 송씨는 자신의 생각을 자주 메모로 기록하고 있다면서 “꼭 표현하고 싶은 것은 메모해서 1년에 2점을 꼭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한 송씨는 재주가 많다. 디지털매체도 잘 다뤄 대학에서 게임그래픽 관련 강의도 한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작업을 시도하는 그는 자신의 활동을 현대적 논리로 ‘융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조각과 기존의 작업을 연결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봄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성화성물전에 참여한 데 이어 오는 29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전에 ‘아버지의 밀짚모자’라는 제목의 작품을 출품한 그는 아직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으니 송씨는 “저는 대기만성형 미술가”라며 “조만간 대중들을 찾아갈 개인전을 기획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고향인 경기도 봉담에서 생활하고 있는 송씨는 이곳에 작은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 작지만 ‘어마어마한’ 꿈이라고 전했다.

“제 고향은 평범한 촌동네지만 아주 아늑하고 아름답습니다. 특히 조상 대대로 신앙공동체를 형성해온 신앙촌으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죠. 저는 그걸 보존하고 전승하고 싶습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