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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해」 선포 20주년 기획] 달리는 여성 2 - 연극배우 손숙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8-21 수정일 2012-08-21 발행일 1995-01-15 제 1937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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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방송 저술 “종횡무진”
“실천의지와 도전용기 절실”
권리주장 앞서 실력 갖춰야
공연전 주모경 바치며 평온유지
『자신의 능력을 계발시키고자 노력하는 여성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마음먹고 꼭 실천하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나이에 상관없이 정말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떨치고 일어나는 용기가 필요하겠죠』

중견 연극배우로서, TVㆍ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각종 일간ㆍ월간지의 칼럼니스트로서 반백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손숙(헬레나ㆍ서울당산동본당ㆍ51)씨.

그는 요즘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는 많으나 그에 걸맞는 실력은 갖추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며 그럴때마다 「남녀 평등만 내세우지 말고 실력을 쌓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들려준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것은 못보면서 은연중에 여자이니까 대우해주겠지하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덧붙인 손씨는 공부를 통해 내실을 쌓고 실력을 키워야 권리주장에도 힘이있고 당당하게 남성들앞에 설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30여년의 연기생활동안 80여편의 연국을 통해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울고 웃었던 손숙씨는 연극 한편 한편이 모두 자식과 같다고 얘기하면서 그중에서도 「홍당무」 「신의 아그네스」 「초승에서 그믐까지」, 지난해 연장공연과 지방공연까지 마쳤던 모노드라마 「셜리발렌타인」을 인상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최근 TV 아침드라마에도 출연 안방의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그는 그간 영화 등에도 출연했었으나 배우를 끌어당기는 쟝르는 역시 연극인것 같다며 힘은 들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함께 느끼며 숨쉴수 있는 것이 그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오 여성프로그램을 5년째 진행하고 있으면서 자신과 같은 여성 주부들의 애환을 함께 하고 있는 손씨는 이에대한 경험을 책으로 담아내기도 했는데 「손숙의 여성수첩」이 그것이다. 그의 진솔하고 담백한 글들은 연극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글쟁이(?)로서도 「손숙」이라는 사람을 유명하게 하고 있다. 유년시절과 슬픈 가족사를 담은「울고 웃으며 함께살기」유명인들과의 만남을 소개한 「사랑하는 친구」등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면이 엿보이기도 하고 「무엇이 이토록 나를」이라는 박정자 윤소정 윤석화씨와의 공동에세이집에는 연극에 대한 그의 열정등이 담겨 있다.

같은 연극인 김성옥(도비아ㆍ극단 신협 대표)씨와의 사이에 세딸을 두고 있는 손씨는 이미 두딸은 출가시켰고 막내딸은 대학 재학중이라고.

가정생활에 있어서 부부간에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한 그는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면에 있어선 자녀들의 자율적인 면을 중시한 편이었다고 밝힌다.

『부모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엄마가 집에 있든 그렇지 않든 자녀들은 빗나가지 않고 바르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은 부부들의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가끔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한다고 덧붙이는 손숙씨.

화목한 가정을 일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무대에 서기전 늘 주모경으로 기도하면서 평안한 마음을 가지곤 한다는 그는 중학교 2학년때 영세, 비교적 오랜 신자연륜을 가지고 있음에도 보다 철저한 신자생활을 하지못해 하느님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토로한다.

『궁극적으로 어디에 마음을 두고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요. 열심히 살고 올바를게 사는게 하느님께 대한 제 신앙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성모님과 늘 함께 한다면 언제라도 자신을 온전히 받아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낸다는 손씨는 지난해는 너무 바빴다며 올해는 우물에 고인 물을 길어올리는 그런 차분한 한해를 살고 싶단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