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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늘 새로운 도전과 연구를 시도하는 조각가 김종필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2-06-26 수정일 2012-06-26 발행일 2012-07-01 제 2802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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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내부적 긴장 드러나는 작품하고파
거룩한 손.
늘 새로운 도전과 연구를 시도하는 조각가 김종필씨는 “끝까지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작업을 계쏙해 나가고 싶다“고 한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진흙을 빚어 인간을 만들었던 것처럼, 소조 점토 작업을 원칙으로 제 노동의 열매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조각가 김종필(라파엘)씨는 흙을 사랑한다.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인체의 느낌과 가장 흡사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김씨가 말하는 흙의 매력이다. 그런 매력 때문에 그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느리지만 꾸준히 작업하는 점토연구가이기도 하다.

“저에게 중요한 조각적 원천은 바로 사람과 흙이에요. 내가 원하는 형태를 생동감 있는 사실적 형태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원시적인 자연미와 편안함 그리고 풍성함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적합한 기법이며 소재라고 생각해요.”

김씨는 흙으로 여성의 인체를 표현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에로티시즘은 연상할 수 없다. 강하면서도 순수한 성적 정서를 포함하는 동시에 모성을 통한 정서적 안정감을 보여준다. “인체를 통한 미의 추구는 보편적이면서 근본적으로 면밀히 탐구되어져 왔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예술의 모범적 표현대상”이라는 그의 설명처럼, 김씨는 인간이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표현의 결집체로서 인체 작업에 임한다.

그는 특히 선과 악, 기쁨과 슬픔, 밝음과 어두움 등으로 인간의 양면성과 낯선 것에서 오는 두려움, 그 안에 숨어 있은 따뜻함을 ‘이방인(stranger)’ ‘샘(spring)’ 등의 연작으로 담아냈다. 또한 일상적인 인간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신에 대한 찬미, 경외, 고통, 영광 등 성경 속 상징적 주제를 함축시켜 은유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거룩한 손’과 ‘거룩한 발’ 연작을 작업하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준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작업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는 김씨는 늘 새로운 도전과 연구를 시도한다. 모두 인체의 조형적 일치감에 새롭게 접근해 보려는 노력들이자, 작품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내부적 긴장을 찾으려는 여정이기도 하다.

“저는 늘 새로운 실험을 해요. 부드럽고 풍만한 곡선이 지배적인 조각의 공식 위에 예상치 못했던 창조적 시도들을 자연스럽게 접합시키는 나름대로의 조형을 추구하는 것이죠.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외적인 형태보다 내부적 긴장이 명백히 드러나는 완성품을 얻고 싶은 것이 바로 저의 목표입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