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 학술단체를 찾아서 (2) 신학과사상학회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5-02 수정일 2012-05-02 발행일 2012-05-06 제 279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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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복음화 저변 이루는 연구에 앞장
신학·철학 사상 발전에 기여
학술지 발간·심포지엄 열어
연구 성과 우수성 인정받아
신학과사상학회 임원진들이 학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총무이사 전영준 신부, 회장 백운철 신부, 편집위원장 박준양 신부(왼쪽부터).
2007년 4월 21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강당에서는 ‘인간과 규범’ 주제의 창립 심포지엄과 함께 125명 발기인 이름으로 ‘신학과사상학회’가 공식 출범을 천명했다.

이 자리에서 학회는 ‘가톨릭신학과 철학 및 유관 학문 종사자들의 연구 증진 결과 결집’, ‘국내외 유관 학회들과 교류 촉진’, ‘가톨릭신학 사상 및 한국 정신문화 발전에 기여’를 창립 목적으로 천명했으며 1989년부터 발행된 가톨릭대 신학대학 학술 잡지 「가톨릭신학과사상」지 승계 발간을 주요 사업으로 발표했다. 전국 단위의 학회 설립과 함께 학회 발간의 전문 학술지 사업이 시작된다는 의미였다.

신학과사상학회의 탄생은 21세기에 들어서며 보다 전문성을 추구하는 한국 학계의 연구 흐름에 맞추기 위한 적극적인 전환 노력이라는 평가 속에, 열악한 연구 풍토에 처해 있는 가톨릭 학술 문화 전반의 부흥을 이끌고 새로운 삼천년기에 필요한 신학자 및 철학자들의 연구 역량을 이끌어낼 새로운 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한 기대만큼 학회는 출범 5년 만인 2011년도 평가에서 「가톨릭신학과사상」을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로 선정시키는 탁월한 성과를 보이면서 명실공히 국내 신학·철학 분야에서의 권위와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었고 또한 한국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전문 학회로서 입지를 굳혔다.

신학과사상학회의 이 같은 활발한 활동은 1989년 이후 20여 년 넘게 「가톨릭신학과사상」지를 통해 한국 가톨릭신학계에서 나름의 선도적 역할을 해왔던 배경과 함께 150여 년의 가톨릭대 신학대학 역사를 통한 축적된 연구 역량이 그 밑받침을 이뤘다고 풀이할 수 있다.

출범 이후 학회는 ‘인간과 규범’을 비롯 ‘신학적 해석학’, ‘철학과 신학의 대화’, ‘초대 교회와 사도 바오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동서양의 영혼론’ 등 주제로 여섯 차례에 걸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학문적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또한 「가톨릭신학과사상」을 통해 이 같은 심포지엄 주제들을 특집으로 소개하는 한편 ‘인간 이해’, ‘생태 위기 시대의 철학과 신학’, ‘부정신학’, ‘성령론’ 등 현대 사회와 교회의 시류에 부합되는 적절한 특집들을 마련하면서 질적·양적인 측면에서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구축해 왔다.

편집위원장 박준양 신부(가톨릭대 교의신학 교수)에 따르면, 그중 ‘생태 위기시대의 철학과 신학’ 주제는 학회의 설립 취지에서 제시된, 가톨릭 신학을 중심으로 하면서 유관 학문과의 연계성을 이룬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 손꼽을 수 있으며 ‘부정신학’ 주제는 국내 그리스도교 신학계 전체에서 아직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분야임에도 체계성·전문성을 갖춘 기획과 논문 배열로 학계의 많은 이목을 모았던 사례다.

특히 국내 학자들의 연구논문뿐 아니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 사비오 혼 타이파이 대주교, 교황청 신앙교리성 산하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도미닉 벨리아트 신부등 세계 저명 학자들의 논문들을 다수 소개해 온 점은 학회 및 학술지의 국제적 위상과 질적 우수성을 보여준 성과로 지목되고 있다.

신학과사상학회가 앞으로 주요 활동 방향으로 지향하고 있는 점은 한마디로 ‘국제화’, ‘세계화’다. 국제적으로 더욱 인정받는 우수한 신학 학술지 발간을 토대로 한국 교회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회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총무이사 전영준 신부(가톨릭대 영성신학 교수)는 “사제들뿐 아니라 수도자, 평신도 학자들의 참여 폭을 넓혀서 교회 내 모든 지성인들의 나눔의 장을 만드는 한편 학제간 교류를 활성화시켜 더욱 심도 있는 유관 학문들 간의 논의 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했다.

회장 백운철 신부(가톨릭대 성서신학 교수)는 “본래 설립 취지대로 학회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검토해 볼 때 아직 부족하고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질적·내적 성숙의 필요성을 요청받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질적 복음화의 저변을 이루는 가톨릭신학 및 사상의 발전을 이루는, 보다 내실 있는 연구를 이뤄가고 싶다”고 향후 학회 운영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