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과 속] 32

입력일 2012-04-10 수정일 2012-04-10 발행일 1996-12-08 제 203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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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여기 먼저 있었다.

어느 날 하늘 나라에서 성인 몇 분이 황금 정원에 모여 앉아 자기들이 세상에 한 위대한 일들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거룩한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잡담을 하기 시작하였다.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가 나서서 『만일 우리가 구한 영혼들을 세어본다면 나는 확실히 성인 목록의 바닥에 있는지 않을 거야. 내가 하늘 나라에 데리고 온 영혼은 적어도 백만은 넘을 거야』라고 자랑하였다.

그러자 성 아우구스티노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쓴 고백록과 신국론은 이제까지도 지상에서 광범위하게 읽혀지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감명을 받고 있지』 그러자 성녀 쟌 다르크가 나서서 한 마디 하였다. 『나의 순교로 말할 것 같으면 대단히 극적이지요? 나의 순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했는지요』『그렇습니다. 하긴 노래하면서 순교한 성인은 저 뿐이지요』라고 성녀 세실리아도 한 마디 하였다.

이런 식으로 모든 성인들이 한 마디씩 자기 자랑을 하고나자 반쯤 벗은 성인 한 분이 십자가를 지고서는 한 마디 하였다. 『여러분은 모두 각자의 행적을 자랑했습니다. 참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무리 많은 업적을 쌓았다 해도 저의 행적에는 비교도 안될 겁니다. 제가 이 천국에 제일 먼저 왔거든요』그 성인의 존함은 디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