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요즘 청소년들은…] 29 노란머리 소녀와「도벽」/현 수산나 수녀

현 수산나 수녀ㆍ살레시오 수녀회ㆍ제주 신성여고
입력일 2012-04-02 수정일 2012-04-02 발행일 1996-09-15 제 2020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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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벽이 있는 아이들을 위하여 부모나 교육자들이 취할 태도는 그들을 도덕적인 면에서 초자연적인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자기의 과오를 인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적인 차원에서, 도둑질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고 그들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그들에게 신뢰와 이해,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학생은 할머니마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여 심한 불안 때문에 돈을 훔쳤다. 친구들이 누구든간에 그 돈으로 친구들의 사랑과 인정을 사고 싶었기 때문에!

봄소풍 때, 한 친구의 소개로 퇴학맞은 친구들로 구성된 어떤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그들과 어울려 낮에는 바닷가나 자취하는 친구집에서 자고, 밤이면 인근 공원에서 수학여행 온 오빠들과 밤을 새워 얘기하고 술과 담배를 피우곤 하였다.

학교에 가면 꾸벅꾸벅 졸게되고 선생님께 꾸중 들기가 일쑤인데 친구들과 어울리면 재미있다.

『오늘 저녁 경찰서에 가서 모든 일이 잘되도록 수녀님이 믿고 있는 하느님께 기도하러 가자』

그 학생은 순순히 성당으로 따라왔다.

『함께 무릎을 끊고 기도하자. 나는 너를 위해서, 그리고 너는 나를 위해서 기도하자. 틀림없이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실거야』

『주님, 이 친구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오늘 경찰서에 사면 모든 일이 잘되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요』그러자 그 학생도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기도하는 것이었다.

『주님, 수녀님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소년원에 가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놀랍게도 그 학생은 성호경을 아주 익숙하게 그을뿐만아니라 멋지게 기도를 했다.

『너 혹시 천주교 신자니?』『네』『세례명은?』『마리아요. 중학교 1학년 때 할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았어요』『그렇구나! 네가 하느님의 자녀여서 하느님께서 너를 도와주시나보다」

노란머리의 소녀, 마리아는 활짝 웃었다.

경찰서에 가서 일이 잘되면「젊음의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날 밤 늦게 마리는 짐보따리를 싸들고 담임 선생님과 함께「젊음의 집」으로 왔다. 그런데 마리아의 가슴에는「마리아의 머리색」과 똑같은「노란머리」의 인형이 소중하게 안겨져 있었다.

현 수산나 수녀ㆍ살레시오 수녀회ㆍ제주 신성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