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백민관 신부가 엮는 신약성서 해설] 388 승천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
입력일 2012-03-26 수정일 2012-03-26 발행일 1996-08-25 제 201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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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승리의 영광
제자들에게 축복권을 주시고 승천
루가24,50∼53 마르 16, 19∼20 사도 1,3∼12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가끔 나타나셔서 마지막으로 그들이 할 일에 대한 분부를 내리셨다. 그리고 승천하셨다.

40이라는 숫자는 성서에서 특별한 뜻을 지닌다. 예수 그리스도의 40일의 재계와 부활 후의 40일 생활에서 교회는 40이라는 숫자를 큰 일을 시작하기 전의 준비기간이란 전례적인 뜻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공적으로 전교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기간으로 40일을 광야에서 재계의 생활을 하셨고, 부활 후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맡기기 전 40일 동안 오로지 그들과 만남면서 교회생활을 준비하셨다. 구약성서에서는 엘리야가 하느님의 산, 호렙산에 이르는 광야에서 40주야 동안 천사들의 음식 시중을 받으며 지냈고,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동안 하느님의 인도를 받으며 광야를 편력하다가 약속의 땅에 들어갔다.

이제 40일이 지나고 승천하실 때가 왔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베타니아 근처로 가셨다. 사도행전의 승천기록에 따르면 제자들이 주님과 작별한 뒤 올리브산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고 하였다. 그러니 올리브산 근처에서 승천하셨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베타니아와 올리브산의 지리적 위치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베타니아는 예루살렘에서 올리브산 동쪽으로 약 2.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벳파게와 함께 올리브산 근처에 위치해 있다. 예수께서 수난을 받으시러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베타니아에서 시발하셨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승천하시기 위하여 제자들을 데리고 가신 곳은 베타니아 방향으로 가시다가 올리브산 어딘가이다. 전설에 따르면 예수께서 예루살렘 도성을 내려다 보시며 그 멸망을 예고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던 곳에서 승천하셨다고 한다. 이곳에는 고대 성지 엘레오나 동굴이 있고 후에 이 성지 위에 세계 모든 나라의 협조로 세계의 평화를 빌면서 예수 성심성당이 건립되었다.

여기서 예수께서는 두팔을 벌리고 제자들에게 축복을 내리셨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축복을 내리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축복하시는 영상은 집회서에서 대제관 시몬이 이스라엘 공동체에 축복을 내리시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시몬은 제단에서 내려와 팔을 들어 그곳에 모인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큰 소리로 주님의 축복을 빌어 주었다. …사람들은 엎드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축복을 받았다」이렇게 축복으로 예수께서는 대사제의 자격으로 사도들에게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받은 온 세상에 대한 축복권을 주셨다. 이 축복은 대사제 예수께서 십자가의 희생제물을 바친신 대미사 후에 백성들에게 강복을 내리시는 영상이다.

축복을 내리시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예수께서는 구름에 싸여 하늘높이 올라가시고 끝내 그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제자들이 주 예수를 육신의 눈으로는 영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기쁨에 넘쳤다.

승천 이야기는 예수께서 떠나가신 고별 광경을 돋보이게 하지 않고 예수와 제자들과의 관계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들은 엎드려 예수께 경배하였고 하늘로 올라 가시는 동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흰옷을 입은 사람 둘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나서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여기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너희곁을 떠나 승천하신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천사의 이 말을 듣고 제자들은 참다운 승리의 영광을 깨달았고 올리브산을 떠나 안식일에 허용된 거리(약 1km)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몹시 기뻐하며 돌아왔다. 성 안에 들어 온 사도들은 매일 성전에 가서 하느님께 찬양을 드렸고 최후만찬의 방을 본거지로 모여 공동체를 이루었다. 이후부터 사도들은 예루살렘을 발판으로 교회 활동을 펴나갈 것이며 그 활동상은 사도행전에 이어진다.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