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명말청초 중국에서의 서양선교사 활동 1

서양자 수녀ㆍ한국 순교복자수녀회
입력일 2012-03-26 수정일 2012-03-26 발행일 1996-08-11 제 2015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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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문화 전하는 교량 역할
리치 신부가 서양 천문학 전파
한국 순교복자수녀회 서양자 수녀의 「명말청초 중국에서의 서양선교사 활동」을 8회에 걸쳐 소개한다.

서양 학문이 중국에 전래된 것은 마태오 리치 신부때 부터 시작되었다. 리치 신부는 중국교회의 초석이었으며 서양 학문을 중국에 최초로 전한 인물이었다. 리치 신부는 학술과 사상면에서 중국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었으며 리치 신부는 천문, 역법(曆法), 지리학, 기하학에 정통하였다. 명말청초에 중국에 온 서양 선교사들은 대부분 과학지식이 풍부하였다. 서양 선교사들은 서양문화를 중국에 전하고 중국문화를 서양에 전하는 교량 역할을 하였다.

1594년부터 1779년 (건륭 44년)까지 리스본을 경유하여 마카오로 온 서양 선교사는 4백30여 명 된다. 그 중에 2백명은 예수회에서 세운 마카오 바오로 학원에서 중국어를 학습한 후 내지(內地)에 들어갔다. 리치 신부때 부터 아편전쟁 전까지 2백여 년 간 서양 서적이 중국에 들어온 숫자는 약 7천∼1만여 권으로 추산된다. 강희제 옹정제때 서양 서적이 가장 많이 들어왔으며 북경의 남당, 북당, 동당에 상당히 많은 책이 소장되어 있었다. 번역된 서적은 종교, 철학, 윤리학, 천문학, 지리학, 수학, 포술, 음악, 미술, 수리학(水利學)등 다방면의 서적이었다.

서양 서적을 최초로 번역한 중국인은 서광계(徐光啓), 이지조(李之藻), 양정균(楊廷筠)세 사람이었다. 당시 번역은 서양 선교사가 서양 서적을 읽고 중국어로 말을 하면 중국인 학자가 한문으로 문장을 작성하였다. 페르비스트(南懷仁) 신부는 프랑스 왕에게 인력과 물력을 지원해 주기를 호소하였으며 루이 14세는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1685년 수학, 천문학 등 과학에 뛰어난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 5명을 중국에 파견하였으며 포르투갈의 방해를 피하기 위하여 마카오를 경유하지 않고 영파(寧波)에 도착하였다. 루이 14세는 동양적인 것을 좋아하여 궁중에 상당량의 중국 예술품이 있었다 한다.

리치 신부는 최초로 서양 천문학을 중국에 전하였다. 예수회가 중국의 과학기술에 공헌한 것 중에 천문학에 가장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리치 신부는 조경(肇慶)에 있으면서 천체의(天體儀) 지구의(地球儀) 등을 제작하여 관리들에게 보내고 서양 천문학을 중국에 소개하였다.

서양 학문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과학서적이 우선적으로 번역되었다. 그중에 천문, 역산(曆算)서적이 제일 많으며 리치 신부가 저술한 건곤체의(乾坤體儀)는 천문학에 관한 서적이다. 리치 신부는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1582년 반포하여 시행하게 된 그레고리오역(Julian Calender)을 수정하여 중국에 소개하였다. 서광계는 리치 신부로부터 수학과 천문학을 배웠으며 수학과 천문학은 가장 밀접한 학문이다.

당시 중국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이 분리되지 않았으며 중국의 역서(曆書)가 잘못된 부분이 많고 일식(日蝕) 월식(月蝕)등 예측이 맞지 않았다. 중국의 고대 천문학 연구의 큰 목적은 역서를 만드는데 있었다. 역법은 민간생활 문화와 관계가 있으며 특히 농경사회에 있어서 농사를 짓고 수확해 들이는 일이 역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관계가 예부시랑(禮部侍郞)에 임명된 후 그는 예수회 회원을 흠천감(欽天監)에 임명하여 역법을 수정(修訂)시킬 계획을 세웠다. 1629년 일식이 있었는데 흠천감에서 시간을 알리지 못하였는데 테렌츠(鄧玉函)신부는 정확한 시간을 계산해 내었다. 서광계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황제에게 청을 하여 비준을 얻었으며 이때부터 예수회가 1775년까지 흠천감에서 공직(供職)하게 된다. 예수회가 1773년에 해산 명령을 받았지만 중국에 늦게 소식이 전달되어 1775년에 해산되었다. 예수회가 해산된 후 라자리스트회에서 흠천감 일을 계임(繼任)하였다. 흠천감에서 일을 함으로써 다른 곳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며 교난시에 흠천감만이 유일한 피난소이기도 하였다. 테렌츠 신부는 과학 방면에 정통하고 천재에 가까운 재능을 가졌는데 아깝게도 일찍 서세하였다.

1640년 롱고바르디(籠華民)신부와 테렌츠 신부, 로(羅雅格)신부 등이 숭정역서(崇禎曆書)를 편찬하였으며 숭정역서는 중국의 고대역법을 개혁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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