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교육 현장을 찾아] 25 대구 대건고

전대섭 기자
입력일 2012-03-19 수정일 2012-03-19 발행일 1996-06-09 제 200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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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교 50주… ‘거듭나기’ 한창
작년 대학 진학률 동일 학군내 최고
‘고시에 강한 학교’ 법조계 다수 포진
서클활동ㆍ 「대건종합전」등 심성계발 도모
대구광역시 달서구 월성동에 위치한 대구 대건고등학교(교장=백기수). 천주교 대구 유지재단 산하의 중등교육 기관 중 맏형격인 대건고의 첫 인상은 매우 차분하다. 인성교육과 학습능력 교육이 잘 조화된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양심과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기른다』. 현관을 들어서며 바로 눈에 띄는 「교육 목표」가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지난 1946년 9월에 설립, 올해로 반세기의 연륜을 쌓아온 대건고는 50주년을 계기로 거듭나기 위해 정중동(靜中動)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학교나 비슷하겠지만 저희 학교는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렵게 보이지만 최근 들면서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어 매우 희망적입니다』. 백기수(가스발)교장의 말이다.

대건고가 지역 명문사학(私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市)교육청이 집계한 96년도 대학 진학률 통계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대건고는 동일학군 내에서 전문대를 포함,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군내 7개 고교의 평균 진학률이 81.2%인데 반해 대건고는 86.0%를 기록했다.

『흔히 서울대 합격자가 몇명이냐로 학력수준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그런 기준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모든 학생들을 고르게 교육시키는데 주안점을 둡니다』. 학과 위주의 진학을 유도함으로써 무리한 진학에 따른 중도 포기자와 재수생이 적다는 것은 당연한 성과다.

대건고의 이러한 교육방침은 『서울대 진학 위주의 교육보다 전체 학생의 성적 향상을 위한 교육을 했다』는 교육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낳았다.

「고시에 강한 학교」라는 별명도 대건고의 학습능력을 가늠케 하는 부분. 95년의 경우 사법고시에 한꺼번에 5명의 동문이 합격해 화제가 됐었다. 일회 최다 합격자 배출은 진주고의 7명에 이어 사법고시 사상 두 번째다.

94년도엔 사법고시 수석을 차지했고, 같은 해 사법ㆍ외무ㆍ행정고시 3관왕을 한 김태석씨 역시 대건고 출신이다. 이런 연유로 지역 법조계엔 대건고 동문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한팔용(베네딕도)교무과장은 『한 학년에 10개 학급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들은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한다.

다양한 서클활동과 학업외 교내 활동으로 심성계발과 인간관계를 도모하고 있는 것도 대건고의 자랑거리.

22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건종합전」은 학생들이 갈고 닦은 각종 실력들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다. 시화 컴퓨터 사진 서예 미술 성물전시회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학생들은 이를 통해 조화로운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교내 17개 서클활동도 눈여겨 볼만하다. 독서토론반은 이미 각종 경진대회서 수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다. 대건고의 문예반도 익히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홀로서기」의 작가인 서정윤씨와 한국 문인협회 대구지부장인 도광의씨, 안도현씨 등이 대건 문예반 출신들. 악단장 마상원씨는 이 학교 악대부를 나왔고 가수 남일해씨 등 다수의 문인과 연예인들이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편중되지 않은 고른 능력계발 교육의 결과이다.

연구과장 이두영(마르티노)교사는 『조화롭고 밝고 바른 심성계발 교육은 학생들의 마음을 순화시켜 사회에 대한 적응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시ㆍ도내 시설로서는 단연 으뜸인 실험 실습실과 어학실습실, 컴퓨터실 등을 완비해 놓았고, 교실마다 시청각 기자재를 비치, 효율적인 학습을 도모하고 있다.

『억지 교육은 지양합니다. 양심과 정의와 사랑이라는 교훈에 따라 제대로 된 인간성숙을 위해 전 교직원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 3월 13대 교장에 취임한 백기수 교장은 『2천년대엔 명실 공히 지역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명문 사학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대건고는 작년 말 현재 60여 명의 교사 가운데 석사학위 소지자 이상(박사학위, 박사과정 포함)이 27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전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