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교육 현장을 찾아] 24 경산 무학고

김상재 기자
입력일 2012-03-19 수정일 2012-03-19 발행일 1996-05-26 제 2004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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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꿈’지닌 젊은이 만든다
9백석 도서관 운영, 자율학습 이끌어
고 이임춘 교장 신부 28년 재임, 학교 발전
「학력관리 중심교」지정… 무한한 가능성 지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교, 활기차고 자율적인 학교, 꿈과 보람이 상존하는 학교.

사랑 창조 봉사를 교훈으로 경북 경산시 하양읍 도리리 77번지에 소재한 무학고등학교(교장=정순용)를 대변하는 말이다.

무학고는 1966년 무학중학교로 출발해 1975년 고등학교 과정을 설립한 젊은 학교로 96년 경북 도교육청으로부터 학력관리 중심학교로 지정될 만큼 경북 중남부 지역의 신흥 명문고로 부상하고 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주변이 논밭이 전부였던 이 지역에 무학고가 설립된 것은 오로지 고 이임춘 교장 신부의 사랑에 의해서 가능했다.

이임춘 신부는 하양본당에 재직시 농촌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이 지역의 발전을 모색하던 중 지역의 미래가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고 보고 학교건립을 결심, 65년 중학교 9학급의 설립인가를 받아 66년 3월 개교하고 이후 75년 고등학교를 개교했다.

이 신부는 학교 건립 당시부터 학교의 창고 등에 침대를 놓고 생활하는 등 94년 11월 선종 할 때까지 학생들에게 애정을 쏟았으며 이 신부의 이사랑은 지금도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살아있다.

현재 무학고는 가톨릭계 학교이면서 특별한 종교 교육이나 교리반운영 등의 교육이 없는데 이는 이 신부가 종교적 색채를 띄는 것 보다 어려운 농촌지역을 감싸안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고 학교 관계자들의 삶이 복음적이라면 학생과 주민 스스로 복음화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종교교육이 없는 가운데서도 무학고는 성직 수도자를 그간 11명을 배출해 학교관계자들의 삶이 얼마나 복음적이었던가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 신부의 학교사랑은 그동안 자신의 봉급과 연금을 학교 명의의 통장으로 2억여 원을 적립해둔 것이 선종 후 발견되어 이 돈으로 1백50명 수용규모의 학생 기숙사 「이임춘 신부 추모관」을 6월말 준공예정으로 짓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농촌지역의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살기좋은 고장을 가꾸어 나가기 위해 설립된 무학고는 지역이 대도시인 대구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어 지역이 날로 발전하고 학원화 되어감에 따라 지속적인 학력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농촌지역 학교로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9백석의 도서관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을 이끌고 있으며 개인 학습차 능력을 고려한 수월성 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학고는 보충수업 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하게 하여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게 하는 등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아래서도 보다 자율적인 분위기를 창출하고 인성교육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려 하고 있다.

무학고는 또 앞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교특성화 교육을 추진하려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첫째 외국어 교육관을 설립, 3개 국어의 기초학력을 배양하고 둘째 학습정보관을 마련하여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멀티미디어 장비를 통한 학습을 실시하고 세 번째로는 성소관을 건립하여 경북도내 성소자들을 모아 함께 교육할 계획으로 있다.

무학고에서 계획하고 있는 성소관에 대해 정순용 교장은 『학교교육 이념에 보다 교회정신을 심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사제성소를 살리다 보면 교회이념 실현에 적극적일 수 있다고 생각, 추진하게 됐다』고 말하고 『어떤 교육적 가르침보다 성소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많은 것이 일반 기숙사와 다르다』고 밝혔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대학진학률이 90%가 넘는 무학고는 학업적인 면 외에도 연극반, 무선 아마추어 통신반, 컴퓨터반, 문예반, 등산반 등 상설 동아리 활동이 전국 어느 학교보다 활발할 만큼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순용 교장은 『당면한 교육적 문제는 어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학고의 신념』이라며 건강한 꿈을 가진 젊은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