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전달수 신부의 묵시록 연구] 6. 그리스도의 메시지

전달수 신부·안동 다인본당 주임
입력일 2012-02-20 수정일 2012-02-20 발행일 1997-11-02 제 207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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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백성에게 경고와 희망 제시
초대교회는 어느 때보다 성령은사 풍부
제 2장 그리스도의 메시지

예를 들면, 에페소 교회에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게 하겠다』는 약속이 주어졌고 스미르나 교회에는 『생명의 월계관을 씌워 주겠다』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형식적인 문구는 그 기능에 있어서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예언적 선포 문구와 비슷하며 다른 하나의 승리자에게 주어진 종말론적 약속이다. 묵시록에 나오는 아시아는 오늘날 터어키 서부로서 그 당시는 그리스말을 쓰는 로마의 속주(Asia Proconsularis)였다. 그 곳은 소아시아 서쪽을 지나 바다에서 아나톨리아 고원에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서 기원전 133년 뻬르가모(Pergamos)의 최후의 왕 아탈루스 3세(Attalous III)의 종전의 영역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소아시아의 서부연안지대를 차지하는 무시아, 루디아, 갈리아의 여러 지방과 브루기아의 내륙을 포함하고 있었다.

사도 성 요한이 언급한 그 일곱 도시에는 하느님의 백성이 흩어져 살고 있었고 교회도 일곱이나 있었다. 묵시록은 바로 이 일곱 교회에 필요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각 교회가 안고 있던 영적인 상태의 부족한 면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교회가 행한 영적인 업적과 안고 있던 문제, 환란, 희망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이 받을 상급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1. 사도 성 요한의 편지들

사도 성 요한은 받은 계시를 즉시 기록하여 보내었다. 그는 이렇게 시작한다:『나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편지를 씁니다』(1,4). 묵시록의 메시지는 주 예수님의 재림 전에 지상에서 일어날 사건들을 파헤치고 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백성에게 경고와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교회는 주 예수께서 반석 위에 세우신 것이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지니고 있으며(마태 16,18) 교회의 머리는 바로 창립자 예수그리스도로서 권세와 세력과 능력과 주권의 여러 천사들을 지배하시는 바로 그 분이시다(에페 1,21-22).

제 1장은 사람의 아들이자 부활하신 분을 소개한다. 그 분은 일곱 황금 등경 한가운데에 서 계시는 분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런 시현은 바로 그들의 참 영적 지도자가 누구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리스도는 죽음과 지옥의 열쇠 뿐 아니라 오른손의 일곱 별과 일곱 황금 등경도 쥐고 계신다(1,18-20). 이는 그 분이 세우신 교회에 대해 온전한 주권을 행사하신다는 의미이다. 그 분은 교회 안에 현존하시며 그 분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언제나 함께 하신다(마태 18,20).

2. 일곱 교회

일곱 교회는 위에서 언급된 구체적인 교회들과 역사 안에 존재할 하느님의 교회들을 대표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도 성 요한을 통해 말씀하신 하느님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대로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하느님의 백성은 교회와 연관을 맺어야 하며 교회를 통해 일어나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는 말씀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역사적으로 오순절 성령강림(사도 2장)을 통해 시작된 교회는 주님이 재림(parousia)하시는 날까지 꾸준히 그 분의 길을 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에 사도 성 요한을 통해 말씀하신 주님의 가르침을 새겨들어야 하는 것이다. 각 교회는 서로 상이한 장점들과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이 또한 우리가 일곱 교회로부터 배워야 할 주제들이다. 현실적으로 각 지역교회도 일곱 교회처럼 장점과 단점들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묵시록은 마지막 날의 관점에서 이 세상에서 일어날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묵시록의 2-3장에서 제시된 장점들과 문제들은 교회와 그 구성원들이 이 세상의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언제나 참조해야 할 내용들이다.

구체적으로 모든 시대의 사람들은 묵시록에서 열거된 다음의 사람들을 만났으며 언제나 만날 수 있다.

1)에페소 교회(2,1-7)

이 교회는 신앙의 정신으로 수고하고 인내하였으며 가짜 사도들을 가려내었다. 초대 교회에는 어느 시대보다도 성령의 은사가 풍부하였다. 그리하여 순회하면서 은사를 사용하던 지도급 인사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대개 부활하신 주님과 대면한 후 직접 그 분으로부터 계시를 받았거나 교회로부터 인정받은 자들이었다(참조. 마태 10,41:1고린9,1:디다케 11-13).

전달수 신부·안동 다인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