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청소년 영성] 8. 세상과 사물에 대한 사랑

김보록 신부·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
입력일 2012-02-17 수정일 2012-02-17 발행일 1997-08-31 제 206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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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랑은 하느님 사랑
사물 활용은 하느님 섬김
세상을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젊은이들은 현세를 너무 사랑하고 지나치게 평가하여 이를 마치 유일, 최고의 가치와 최종 목적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현세를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는 대단히 건전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세상과 그 안에 존재하는 만물은 그 자체로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좋은」것이요(창세1, 1~31), 그분의 존재에 참여함으로써 그분의 무한한 가치에 직결된 어떤 가치를 지닌다.

특히 「육화의 신비」[3-2]로 인하여 하느님이 세상의 「일부분」이 되셨으므로, 이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것은 하느님과 직접 연결된 어떤 「무한한 가치」마저 지니게 되었다.

그러므로 사람은 세상과 사물을 통해서, 세상과 사물 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께 도달할 수 있다. 하느님이 그의 일부분이 되신 세상과 만물을 옳게 사랑하고 활용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께 도달하여 그분과 일치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과 사물은 하느님을 그 원천 및 목적으로 볼 때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고, 또 그분이 그 안에 「육화하신 모습」으로 볼 때 그 가치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하느님과 분리시킨다면 아무 가치도 의미도 목적도 없어진다.

하느님과 분리된 세상은 최고 유일한 가치와 최종적 목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아무 가치도 없는 허무하고 덧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을 떠나 받아들여진 세상과 사물은 절대시되거나 악용되면서 죄를 범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 자체로서 좋은 것이라 해도, 하느님과 분리시킨다면 하느님과 사람을 섬기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 악용하게 되고 죄를 범하게 된다.

세상과 사물은 우리가 하느님께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일시적으로 맡기신 「의탁물」, 그분이 빌려주셔서 우리가 얼마정도 사용하고 완성시켰다가 언젠가 그분께 돌려드려야 할 「빌려 쓰는 물건」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물건을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활용한다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 만큼 「무한한 가치와 효력」을 지닌 것이다. 「영성」은 한 마디로 세상과 사물을 하느님과 남을 위해 얼마나 큰 사랑으로 활용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젊은이의 세상에 대한 사랑은 그의 원천이시자 목적이신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 젊은이의 사물에 대한 열정은 근본적으로 사물에 「육화」하신 하느님께 대한 열정에서 유래된 것임을 그들로 하여금 깨닫도록 해야 한다.

세상과 사물을 하느님과 연결시켜 하느님의 선물로서, 하느님께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세상을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사물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세상 한가운데서 하느님을 섬기고, 사물을 활용하면서 하느님을 섬기며, 사물을 통해서 하느님께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되고, 사물을 활용하는 것이 결국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되고 이리하여 세상과 사물을 통해서 하느님께 도달하는 것이다.

김보록 신부·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