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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우리 먹을 거리, 우리가 먹읍시다」] 11 지역 특산물 소개-우리밀농산-우리밀 고추장

김상재 기자
입력일 2012-02-16 수정일 2012-02-16 발행일 1997-08-17 제 206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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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한 믿음이 빚은 참 음식
가야산 생수·유기농 고추 사용 옛방식 고집 … 맛과 영양 탁월
자연농법 전환한 일본서 더 호평

한국인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 짧은 해외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반드시 가져 가는 것 중의 하나.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가 바로 고추장이다.

그런데 요즘은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과 오랜동안 애환을 함께 해 온 이 고추장도 위기다.

외국 농산물의 개방과 함께 고추장의 주원료가 되는 고추를 비롯, 쌀, 콩 밀 등이 다국적군에게 점령당한 설정이다.

고추장은 고추장이되 우리 것이 아니다. 「외국 농산물의 한국적 재생산」일뿐이다.

이런 와중에서 다 쓰러져 가는 한국의 한 상징을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는 업체가 있다.

경북 성주군 가천면 용사리의 우리밀농산(대표= 정한길·베네딕도·우리밀살리기운동 대구경북본부 사무국장).

우리밀농산은 95년 공장을 가동하면서부터 줄곧 고추장만을 만들어 왔다.

고추장 맛을 결정하는 세 가지는 좋은 물과 우수한 원료 그리고 환경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밀 고추장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탁월한 선택이다.

먼저 우리 밀 농산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가야산 중턱으로 맑은 물과 수려한 환경 속에서 가야산 생수만을 사용해 고추장을 만들어 낸다. 아니 빚어낸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다.

주원료인 고추는 안동가톨릭농민회 와 계약 재배를 통해 유기농 고추만을 사용하고 이 외에도 쌀, 콩 등 고추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우리 땅에서 재배한 것만을 사용한다.

또한 고추장 제조에 있어 여러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발효 과정에서 균을 사용하는 시중의 일반 고추장과는 달리 짚을 깔아 발효시키는 재래식 방법만을 고집한다.

이어 전통 옹기 속에서 1백80일 이상을 자연 숙성시켜 맛을 낸다.

우리 밀 고추장은 통밀을 사용함으로써 식물성 단백질인 글루텐 성분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 밀 고추장은 무방부제 무색소 무화학 조미료 제품으로 안정성과 맛과 영양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그러나 우리 밀 고추장이 순탄한 길만을 달려 온 것은 아니다.

전통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 밀 고추장은 효소가 살아 있어 부푸는 현상으로 상품화에 많은 애로를 겪었다.

먹을 거리의 안전성과 맛, 그리고 영양을 따지기보다는 예쁜 포장과 가격 등 외적인 면에 더 치중하는 소비자들을 원망하지 않고 이들의 구미를 맞추려 애써 온 우리밀농산은 부단한 연구 끝에 저온 살균을 통해 효소를 죽이지 않고도 상품화에 성공했다.

『고추장은 안전성이 제일이고 그 다음이 맛과 영양』이라고 고집하는 정한길씨는 『농사는 믿음입니다. 내가 소비자를 믿고 살아 있는 먹을 거리를 생산할 때 소비자들도 나를 믿고 우리 먹을 거리를 찾을 것입니다』라며 언제까지나 생명농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우리밀농산의 우직스러움은 정부로부터도 인정을 받아 농림부로부터 우수 식품업체로 선정돼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있어 우리 밀 고추장의 우수성은 부끄럽게도 얼마 전 수출을 개시한 일본에서 더 인정을 받고 있다.

이는 오래 전부터 화학농의 폐해를 깨닫고 자연농법으로 전환한 일본이 우리 밀 고추장의 안전성과 영양을 인정하는 반증이다.

또한 우리밀농산에는 해마다 10여 개의 본당에서 중고생들을 위한 여름 산간학교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자가 취재간 날도 대구대교구 구미 신평본당에서 여름 산간학교를 실시하고 있었다.

본당에서 우리밀농산을 교육장으로 선택하는 것은 우리밀농산 대표 정한길씨가 고집스럽게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이 알려진 결과지만 농촌 체험과 우리 먹을 거리 바로 알리기에는 올곧은 믿음을 실천하는 우리 밀 고추장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밀고추장에게도 약점은 있다.

우리 밀 고추장의 최대 약점은 다름 아닌 가격.

우리 밀 고추장의 가격은 4백50그람 들이 한 병에 6천원으로 시중의 일반 고추장 가격에 비해 세 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 높은 가격은 그 속내들 알고 보면 결코 비싸지 않다.

오랜 숙성 기간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밀 고추장은 가장 안전한 먹을 거리의 생산을 위해 경제성을 따지지 않는다

우리밀농산은 고추장의 주원료인 고추를 유기농 고추를 계약재배를 통해 구매하는데 그 가격이 일반 고추금(근당 1천6백 원 정도)보다 훨씬 높은 근당 5천6백 원에 구입하고 있다.

또한 쌀, 콩이 가격이 훨씬 비싼 우리 땅에서 재배된 것임은 물론 1백%의 쌀엿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 밀 고추장의 또 하나의 약점은 유통 판매망. 현재 우리 밀 고추장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산하의 우리밀사업단을 통해 농협, 일부 백화점, 우리 밀 판매장 등에서 판매 되고 있을뿐이다.

가장 좋은 먹을 거리는 항상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었던 우리 옛 조상들의 후덕함을 배울 때인 것만 같다. 우리 밀 고추장은 10병 이상이면 집까지 택배가 가능하다.

※ 구입문의- 경북 성주군 가천면 용사리 313 1 우리밀농산 (0544) 932 5787 서울시 마포구 성산1동 572 122 우리밀사업단 (02) 322 5552.

김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