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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지방교회를 연다] 6. 청주교구

리길재 기자
입력일 2012-02-14 수정일 2012-02-14 발행일 1997-07-13 제 206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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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 ……새 복음화 운동 활발
소공동체 활성화로 도시화 따른 갈등 해소
복지ㆍ의료ㆍ교육 등 왕성한 사회사목 추진
내년 40주년……교구 조직ㆍ사목ㆍ생활 등 전반적 쇄신 추진
교구 발전은 사제단의 친화력과 신자들의 융화, 단결력이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하지만 교구장의 사목적 지도력과 미래지향적 통찰력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교구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교구장의 미래적 통찰력을 가장 잘 보여준 성공적 사례를 꼽으라면 당연히 「청주교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 복음화 주력

현 교구장인 정진석 주교가 1970년 10월 3일 제2대 청주교구장으로 착좌할 당시 청주교구는 겨우 본당 22개와 신자 4만8천여 명, 신부 27명에 불과했다. 이 중 한국인 신부는 겨우 8명뿐이었다.

정진석 주교가 교구장으로 착좌하면서 교구 사목권을 메리놀외방선교회로부터 한국인 성직자에게로 이양된지 만 27년인 현재 교구 소속 한국인 신부 수가 1백 명이 넘었고 신자 수도 10만5천7백20명, 본당 47개로 급속한 성장을 이뤄 왔다.

정진석 주교의 통찰력은 주교 취임사에 잘 나타나고 있다. 정 주교는 교구장 취임사를 통해「저의 불리움이 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며 저의 판단도 저를 위한 판단이 아니고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하여 교회와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주교는 또한「이상과 현실이 그리스도의 정신 안에서 조화시키고 실천해야 함」을 취임사에서 밝히고「하느님의 백성인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란 종교 생활이나 전교만이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안에서 상호 협조하며 현대 문명을 인간적이며 동시에 그리스도교적으로 형성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 주교는 더불어「이것은 현대교회가 당면한 중대한 과업이며 현대 문명의 사활을 좌우하게 될 사명」이라고 강조, 종교 생활만이 아닌 현대사회의 복음화에 청주교구가 주력해 나갈 것임을 피력했다.

◆교구 40주년 준비

청주교구는 내년인 1998년 교구 설정 40주년과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교구 조직에서 사목, 생활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새로운 복음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구 설정 40주년을 눈 앞에 둔 청주교구는 먼저「40」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서의 표현대로「정화와 변화의 해」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청주교구는 그 첫 번째 준비로 지난 해「가정의 복음화」를 사목 지표로 실천했고, 금년은 그 두 번째 과정으로「소공동체 복음화」를 추진하고 있다.

청주교구는 소공동체의 활성화와 정착을 위해 교회, 특히 사목자와 신자간의 충분한 협의 구성을 위해「사목평의회」「평신도 사도직협의회」조직을 정비하는 등 본당 조직 개편을 금년 초 단행했다.

새로이 개편된 본당 조직에는 대 사회부서인「도농협력부」와「정의평화부」를 본당 조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며「가정성화부」도 마련해 시대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도록 준비해 두고 있다.

청주교구는 금년 3월「교구 설정 40주년 경축 준비위원회」를 구성, 내년 6월에 맞이할 교구 설정 40주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사목

청주교구는 어느 교구 못지 않게 다양한 사회사목을 왕성하게 실천하고 있는 교구이다. 정진석 주교는 금년 3월 청주 성모병원 개원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이제 우리 교구는 윤리 도덕면의 죄인들을 성화시키는 복음화 사업, 정신적 신체적 장애인들과 물질적 혜택을 못 받고 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을 구제하는 자선사업과 복지사업, 육신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사업,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사업 등 다양한 일에 참여할 만큼 건실한 기반을 놓게 되었다」고 천명했다.

꽃동네 자리한 교구

정 주교의 말대로 청주교구는「꽃동네」라는 엄청난 사회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교구 내에는 충주 성모학교와 성심학교 등 과거 어려운 시절 어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을 때 벌써 맹아와 농아를 위한 교육사업을 운영해 왔다.

맹·농아 교육 선구자 역할

또 가톨릭 혜원 장애인 종합복지관, 산남 종합 사회복지관, 갈릴리집, 남들 어린이의 집, 성가 모자원, 성심원, 은혜의 집, 자모원 등 다양한 사회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청주교구는 또 청주 시민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도난「리라병원」을 경매에 응찰 97억3천만 원에 인수, 금년 8월 15일「청주 성모병원」을 개원한다. 청주 성모병원은 의료복음화 사업을 기초해 앞으로 환자의 10%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

교육사업도 청주교구가 빼놓을 수 없는 큰 사회사업의 하나이다. 명문 매괴여자중·상업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청주교구는 내년에 퇴학생과 퇴학 직전에 있는 전국의 문제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계「양업고등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또한「현도사회복지대학」을 설립, 사회복지 분야에 전문적으로 일할 인재들을 양성해 나갈 방침이다.

◆최양업 신부 사목 본거지 시복시성 위한 활동 활발

청주교구는 교구 설정 40주년과 2천년 대희년 준비를 위한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구가 최양업 신부의 사목 본거지였을 뿐 아니라 최 신부의 첫 본당지였다는 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청주교구는 금년 4월 배티 성지에「최양업 신부 기념 성당」을 봉헌했다.

최양업 신부 첫 본당지

또 최양업 신부의 전기 자료집 3권을 발행하는 등 꾸준한 시복시성 준비를 추진하고 배티 성지를 중심으로 현양미사와 기도회를 가져 온 청주교구는 금년 서거 1백36주기를 맞아 조만간 교황청에 공식 시복시성 청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구 당면과제

청주교구는 교구 설정 40주년과 2천년 대희년 준비를 위한 교구 청사진 마련과 다양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위해 가칭「교구사목 전문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교구사목 전문위원회는 앞으로 사제들과 신자들을 대상으로 2천년 대희년 준비와 새로운 복음화 과정을 설명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청주교구는 또 사제 연수회를 통해 제3천년기 복음화 시대를 전망하면서 교회의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주교구는 미래의 문제를「근원으로 돌아가는 본질 회귀의 문제」로 인식하고 금년 사제 연수회 때부터 교회 문헌을 통해 사제들의 신원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

청주교구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 중 하나는「도시화 문제」이다. 공단지역이 확산되면서 점차 삶의 자리를 잃고 있는 원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교구 사목국장 송열섭 신부는「도시화 문제로 인한 주민들의 갈등은 양쪽 분위기를 모두 포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교구가 소공동체 운동을 활성화시켜 나가려는 노력도 교회 안에서 이로 인한 최소한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방안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송 신부는 또「도시화 문제는 곧 빈민층 문제와 직결된다」고 강조하고「앞으로 도시 빈민과 국내 근로자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 산재 문제, 환경 문제 등에 교구의 관심을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피력했다.

◆응집된 교구 사제단 교구 발전 낙관적

청주교구는 제3천년기 새로운 복음화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이다. 그 원인으로「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하는 응집된 교구 사제단의 분위기를 든다.

사제간 친화력「자랑」

「청주교구의 잠재력은 사제단에 있다」고 말할 정도로 자랑과 자부심이 대단한 송열섭 신부는「사제 생활 10여 년이 되는 40대 중견 사제들이 신자 3천 명도 안 되는 시골에 본당을 설립하고자 자원, 최근 들어 매년 3개씩 본당을 신설하고 있다」면서 「어느 행사와 모임이든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사제단의 형제적 분위기가 유지되는 한 교구의 발전은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