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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먹을거리, 우리가 먹읍시다] 9 지역 특산물 소개 충복 괴산「솔뫼농장」토마토

리길재 기자
입력일 2012-02-13 수정일 2012-02-13 발행일 1997-06-29 제 205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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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유기농 토마도 비타민 AㆍC가 듬뿍
농약 뿌리면 회원 자격 “박탈” 수박 배추 오이 버섯 등도 생산

초여름 무더위로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방법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권한다.

특히 초여름이 제철인 토마토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 줄 뿐 아니라「토마토 소스」「토마토 주스」「토마토 화채」등 입맛에 따라 손 쉽고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어 적격이다.

충북 괴산군 이평에 있는「솔뫼농장」(대표이사=정천복, 총무=김의열)은 요즘 기력을 잃은 소비자들에게 최상품 무농약 토마토를 제공하고 있다.

유기농업 영농조합 법인인「솔뫼농장」은 건강한 먹을거리로 밝은 세상을 열어 가고자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유기농산물 나눔터이다.

1993년 2월 임의단체로 충북 괴산군 이평에서 시작해 95년 12월 영농법인으로 인가 받은「솔뫼농장」은『절대로 농약은 치지 않는다』는 규약을 엄격히 실천하고 있다.

대부분이 30대인 솔뫼농장 회원들은 현재 모두 9가구. 회원 자격도 엄격해 2년간 유기농을 직접 지은 농군에 한해 입회의 길이 열려 있고, 회원이라도 만약 한 번 농약을 뿌렸을 경우 즉각 자격을 박탈해 버린다. 다행히도 아직 단 한 명의 회원도 불명예스럽게 제명된 일은 없다.

솔뫼농장은 또 회원 각자가 자기 농사를 지으면서 일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협력하는「품앗이 공동체」인 것이 여타의 공동체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이들이 경작하는 작물도 토마토 수박 배추 오이 표고버섯 당근 감자 옥수수 등 다양할 뿐 아니라 논농사와 유정란 양계도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유기농법으로 경작하는 까닭에 쌀겨와 가축 분뇨를 섞어 만든 퇴비가 주 비료다. 그리고 흙살림 연구소에서 만든 미생물 유기농 비료로 땅심을 다진다.

솔뫼농장의 토마토 경작법을 알면 소비자들도 정말 건강한 먹을거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솔뫼농장도 일반 농가와 마찬가지로 토마토를 하우스에서 경작한다. 그러나 솔뫼농장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가장 큰 이유는「산성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농약과 화학비료에 오염돼 죽어있는 땅심을 살리기 위해 미생물과 퇴비로 객토를 매번하고 있다. 또 제초제등 각종 농약을 치지 않기에 거의 매일 낫질을 하고 있다.

솔뫼농장은 또 자연식 농법을 중시하는 네덜란드 농법을 도입, 하우스 내에 수정벌을 놓아 인공수정이 아닌 자연수정으로 꽃을 피운다.

토마토 상품 선별도 철저하다.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흠집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은 상품으로 내놓지 않는다. 그리고 일반 농가처럼 아직 푸른 기가 도는 덜 익은 토마토는 공급하지 않고 빨갛게 다 익었을 때 수확해 그날 바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솔뫼농장은 또 지역적으로 고산지여서 일교차가 커 토마토의 당도가 높다.

『먹을만 해도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흠 있는 것은 모두 버리거나 회원과 동네 이웃끼리 나눠 먹는다』는 김의열씨는『도시 소비자들이 얼마나 맛있고 안전한 것이냐를 따지지 않고 얼마나 때깔이 좋으냐만을 보고 농산물을 구입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솔뫼농장 회원들은 요즘 우리 땅에 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회원 공동으로 매입한 2천여 평의 논에 수박을 심었다가 완전히 실패를 보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이전 땅 주인이 논에다 월남전 때 미군이 뿌린 고엽제와 같은「바사그런피」라는 강력한 제초제를 뿌려 땅이 농약에 찌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제초제는 한 번 뿌리면 8년간 잔류물이 땅 속에 남아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 유기농사를 짓던 가톨릭 농민회원 한 분이 사기죄로 고소된 적이 있습니다. 유기농사를 지었다는 작물에서 농약 잔류물이 검출됐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사람은 단 한 차례도 농약을 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것이 사실로 판명이 났죠. 원인은 그때까지 땅에 농약 잔류물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토마토를 경작하고 있는 지봉규(안토니오) 회원은『과채류를 성당이나 시장에 내놓으면 벌레가 있다고 안 사고 또 벌레가 없으면 유기농산물에 왜 벌레가 없냐고 거짓말 한다며 안 산다』면서『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아쉽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겉보기에 좋은 농산물을 내놓으려면 얼마든지 농약을 써서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김의열씨는『땅을 살리기 위해선 반드시 유기농을 해야 하고 우리 농산물이 그래도 수입 농산물에 비해 안전하고 건강한 것임을 소비자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뫼농장은 토마토 외에도 작물 모두를 가톨릭 생협과 한살림 공동체, 가톨릭 농민회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본당에서 단체로 구입을 원할 때는 직접 본당 판매를 하기도 한다.

※문의: (0445) 33-0391 솔뫼농장 총무 김의열(요한)

리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