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민족화해학교 제2단계 지상중계 9

입력일 2012-02-13 수정일 2012-02-13 발행일 1997-06-08 제 205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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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주민의 심리적 이질성의 극복 - 이장호·서울대 심리학

「다름」을 수용하는 자세 필요

같은 동포로서 인간적인 신뢰 절실

편견과 선입견 최소화 노력 급선무

남북한 주민들은 사람들의 의식의 한 단면을 설명해 주는 공식적인 가치와 비공식적인 가치체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남북한 주민들은 서로 상이한 규범적, 비규범적, 가치체계 속에서 서로 다른 의식 내용과 삶의 태도, 감정 및 행동상의 편차를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남북 주님들은 통일의 과정에서 서로를 접하고 서로의 가치와 문화를 대하면서 겪게 될 어려움이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해답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그 해답을 얻기에 앞서 남북한 주민 모두는 서로의 마음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녀야 한다.

먼저 다름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통일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에서 성장한 두 사람이 혼인을 맺는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상대방이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강요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두 사람(남북한 주민들)의 만남의 시작을 위한 기본 자세이다.

둘째로는 보편적인 인간으로서의 신뢰가 중요하다. 적대시하며 살아온 남북 주민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동포이다. 서로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신뢰하고자 할 때 현재 남북한 주민들 간의 의식의 간격은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셋째, 분단의 공동 희생자라는 동료의식이 필요하다. 남북한의 기득권 세력과 지배 정권을 제외한 대다수의 우리 민족 구성원들은 가장 큰 분단의 희생자다. 이러한 인식 하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마음의 통합을 앞당기는 힘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남북한 간에는 규범적 가치에서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우선 편견과 선입견에 기반을 둔 평가를 최소화 시키는 노력이 앞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이데올로기의 현실적 문제를 재구성하는 노력으로서 북한의 원칙적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남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적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남북한 이질화 실체와 극복 방안 모색―북한 새 세대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 임순희ㆍ민족통일연구원

당국의 철저한 감시 불구 가치관 변화

지속적으로 확산될 때 사회 변화 가능

체제 존립에 불안 요소 작용

남북한의 분단 이후 세대(46년 이후 출생자) 인구 수는 96년 현재 남한이 총인구 대비 83.0%, 북한이 86.5%이며 남북한 전체로는 83.9% 해당한다. 남북한 인구 10명 중 8명이 체제가 완전히 다른 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북한은 20대에 접어드는 이른바 혁명의 4세대를 공식적인 새 세대로 구분하고 있으며 주체사상의 가장 열렬한 신봉자, 옹호자, 당의 믿음직한 전투부대, 혁명의 계승자, 당의 결사대로 이들을 호칭하고 있다.

북한 새 세대의 가치관의 특징을 살펴 보면 그들의 인생관은 집단중심의 사회지향적인 것이기보다는 자아중심의 개인지향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배우자 선택에서는 배우자의 출신 성분과 부모의 권력 배분, 경제력, 외모, 거주지 등 현실적인 조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새 세대는 친구와의 관계에서 신의와 헌신을 중요시 여기고 자유 연애를 선호하며 새 세대의 일부는 사랑과 결혼을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새 세대들의 가치관이 돈과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자아중심의 개인지향적인 인생관과 경제적인 조건에 크게 비중을 둔 결혼관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새 세대들의 가치관은 장기화되는 경제난과 북한의 체제 개방 및 대 서구 관계 개선에 따른 서구사조의 유입 등으로 크게 변화돼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새 세대들이 가치관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북한 권력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통치 방식에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이 변화가 가속화된다면 김정일 체제의 존립에 주요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개연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 새 세대의 가치관은 당국의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변화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가 지속적인 추세로 확산된다면 북한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새 시대의 가치관은 사회 변화의 동인으로서 기능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