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46차 세계성체대회 8일간 일정 마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2-02-13 수정일 2012-02-13 발행일 1997-06-08 제 2056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성체 안에 인류는 하나"
교황、1일 폐막 장엄미사 주례
10만여 신자 운집…「자유」의미 되새겨
"금세기 마지막 대회" 아쉬움·기대 교차

해방과 자유의 역사적 현장인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성체대회가 6월 1일 오전 10시 시내 브로츠와프호텔 앞 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봉헌된 장엄미사로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성체와 자유」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성체대회의 절정이자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장엄미사는 하루 전날인 5월 31일 도착한 교황을 중심으로 브로츠와프 교구장이자 이번 성체대회 준비위원장인 헨릭 굴비노비치 추기경, 교황청 세계성체대회 위원장 가뇽 추기경이 공동 집전했다.

장엄미사에는 전 세계에서 참석한 10만여 명의 신자들이 운집,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성체성사의 신비를 나누고 성체 안에 모든 인류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옥균 주교를 단장으로 박정일 주교, 백남익 몬시뇰, 김종수 신부 등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 2백3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 한국 대표단도 이날 장엄미사에 참석, 전 세계 신자들과 함께 성체성사의 신비를 나누고 참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를 30분 남긴 9시 30분 교황의 전용 승용차인 포프모빌(POPE MOBILE)을 타고 대회장을 한 바퀴 돌며 교황을 반기는 신자들의 환호에 일일이 손을 들어 응답했다.

추기경단, 주교단에 이어 제대 위에 오른 교황은 서울이나 세비야에서의 활력 넘치는 건강한 모습은 아니었으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듯 보였다.

장엄미사가 봉헌된 제단에는 브로츠와프성체대회 심블 마크와 성체를 받쳐 든 양손을 세우고 성체와 나눔을 나타내는 반원형의 구조물을 세워 소박하지만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날 미사 강론을 통해 『성체미사는 교회의 핵심』이라며 이번 성체대회는 2천년을 앞둔 영적 준비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번 대회의 중심 주제인 「성체와 자유」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유는 그 자체로 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유럽의 한 부분인 이곳에서 지난 수십 년간 자유 때문에 비싼 대가를 치뤄 왔다』고 회상했다.

교황은 『오늘날 전 세계가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음에도 가난과 기아가 만연하고, 이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도전』이라며 『지구의 자원은 온 인류를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음에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우리의 양심을 돌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동구권 자유의 발원지인 폴란드에서 성체대회를 거행하게 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고 『우리는 인간의 자유를 성체성사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진정한 자유는 질서, 특히 윤리적 질서, 가치관의 질서, 진리와 선의 질서를 요청한다』면서 『자유의 질서는 혹독한 노력과 그에 합당한 대가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3시간 가량 진행된 장엄미사는 교황의 장엄 축복으로 막을 내렸는데 예년과 달리 차기 개최지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