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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지방교회를 연다] 5. 수원교구

우재철 기자
입력일 2012-02-10 수정일 2012-02-10 발행일 1997-05-18 제 205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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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성장…「지방」이길 기원한다
교구장 승계권을 가진 부교구장주교의 탄생과 복음화국 및 청소년국을 골자로 하는 교구편제 개편, 교구청사 이전, 평신도차원의 통일성금 저축추진.

서울대교구에 이어 신자수 면에서 단연 2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교구에서 쉽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비상하기위해 막바지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듯한 역동성과 설레임이다.

교세 2위…변화하는 교구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교회로서 그 시대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면 낙오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수원교구로서는 교구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수원교구가 이런 변화의 시도로써 추진한 것이 바로 지난 1월 30일자로 단행한 1처3국으로의 교구편제 개편을 들수 있다.사무처와 복음화국, 청소년국, 관리국으로 개편된 수원교구의 편제개편은 아직 선교지방이라는 국내사정을 감안,「있는 양떼를 치는 사목이 주가 아니라 선교를 통한 복음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출발한다.

복음화에 역량 집중

복음화국이 선교부를 비롯 본당복음화부, 가정복음화부(가정.생명), 사회복음화부, 교육연수원을 두고있는 것만 봐도 수원교구는 복음화국을 중심으로 교회의 본질인 복음화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려는 의지가 크게 돋보인다.

특히 수원교구는 지방이면서 지방이 아닌 서울대교구의 위성교구로 거의 대부분 신자들이 서울지역 영향권안에 머물고 있다.

직장은 서울에 두구 있으면서 주거지는 분당이나 평촌, 산본, 과천,광명에 두고 있는등 서울대교구와의 긴밀한 연계와 협력이 필요한 교구인 수원교구는 따라서 이런 점을 최대한 장점으로 살리려는 노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교구는 바로 각 지역별로 구분된 지구를 활성화, 중앙집중식이 아닌 지방분권화 방식으로 지역 나름대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교구운영의 묘를 살려나가고 있다.

동시에 수원교구는 교구운영에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있을수 없음을 특별히 강조한다. 교구장과 부교구장을 비롯 사제와 평신도가 혼연일체가 돼야함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덕기부교구장주교는 주교인자신부터 변화의 주체가될 것을 약속하고 사제와 신자들이 변화하는 시대의 주역으로서 함께 변화할 것을 강조하고있다

무엇보다도 본당이 화합가운데 발전하고 성장하는것은 본당사제가 얼마만큼 잘 살아가느냐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수 있다는 최주교는 자신부터 먼저 그런 삶을 살아 갈것을 다짐하고있다.

지난 63년 10월7일 교구로 설정된수원교구는 95년말 현재 37만3천여명에 달하는 신자수로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했다.

본당 소형화 추진 지속

산업화와 함께 신도시 개발등으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온 수원교구는 그동안 본당분할과 땅 구입등 많은 부담을 안아 오기도 했다.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풀수 있는 방법은 소공동체운동의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판단, 교구 공동체를 소공동체로 전환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가고있다. 교회의 뿌리를 튼튼히 할때만이 교회라는 나무가 제대로 성장할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도시의 대형본당을 분할,소형화 해나가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 매년 10여개씩의 본당을 증설함으로써 한본당의 신자수를 크게 줄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사제총회에서 젊은 사제들은 개척교회식으로라도 본당을 분할시켜 주면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로서 본당을 운영해 나갈것을 제안한바있을정도로 본당 소형화문제에 대한 주교와 교구사제간의입장 차이는 있을 수 없다.

인재개발 최우선 과제

특히 수원교구는 전국 교구중 신자증가율 면에서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가 하면 양질의 교육을 받은 평신도들의 유입이 대거 이뤄지고 있는 점도 한 특색으로 꼽혀지고 있다.

분당과 평촌, 과천, 광명 등 도시에서는 높은 수준의 학력을 소유한 평신도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며 따라서 교구에서도 이런 양질의 평시도들을 활용할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있다. 최덕기주교는 이런 상황을 감안, 평신도 한사람이 몇개 단체를 맡아 활동하고 있는 것을 한 사람이하나씩만 맡아보다전문적으로 활동할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재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교구발전의 견인차로 평신도들을 활용할 계획이라는 최주교는 따라서 교회의 전문직은 평신도에게 과감하게 맡기고 사제들은 영성적인 면에 치중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북방선교 준비

수원교구는 또 우리민족의 최대과제인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역할수행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수원교구는 중국 길림교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보이지 않게 인사교류와 물적인 지원을 아끼지않는등 통일과 북방선교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현재 길림교구를 비롯한 중국에는 2명의 사제가 유학중에 있으며 필요시 이들은 북한 및 중국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동시에 수원교구는 평신도차원에서 전국 교구중 최초로 통일성금저축운동에 돌입, 2억여원의 성금을 저축해 놓고 있다. 가족별로 통일성금통장을 마련, 북한선교를 위해 교구장만이 인출할수 있도록 한 통일성금 저축운동은 신자들에게 생활속에서 통일의 마음을 키우고 또 실제적으로 준비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돼 나름대로의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북방선교에 대한 이러한 관심의 일환으로 최덕기주교를 비롯 송병선교부장등 5명이 오는 6월23일부터 7월5일까지 중국 길림교구와 심양교구, 북경교구를 방문, 북방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점검과 새로운 방향 설정에 나설 계획이다

청소년 사목 영역 확대

특히 수원교구는 심각한 사회문제의 대상이자 미래교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차원에서 교구중 처음으로 청소년국을 독립국으로 설치하는 결단을 내려 주목을 끌고 있다. 교구편제개편과 함께 신설된 청소년국은 주일학교 교육부와 성소부등 교회 청소년문제를 다루는 부서와 대사회 청소년문제에 관심을 두는 가톨릭청소년문화원을 별도로 둠으로써 과거 교회내 청소년만을 사목대상으로 했던 점에 비춰 사목적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수원교구 발전의 중심이 되어왔던 김남수주교. 이제 그 바탕위에서 성장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해야할과제를 안고 있는 수원교구는 이러한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교회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교회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교구시노두스를 추진하고 있는가하면 통일선교를 위한 각종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통일선교위원회를 2천년대희년 기념위원회 산하에 발족했다.

발전의 초석 시노두스

특히 교구시노두스는 앞으로 2천년 대희년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며 본당사목의 구조와 편제를 비롯 본당사제와 신자간의 역할분담등 교회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 교회발전의 초석으로 삼게될 전망이다.

타교구에 비해 가장 많은 성지를 보존하고있는 수원교구는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을 신자들이 본받을수 있도록 「성김대건신부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김대건신부의 사목본거지로 알려진 양지에 건립될 기념관은 앞으로 신자들의 순교정신과 영성을 일깨우는 터전으로 삼아나가게된다.

순교자의 땅이라고 불릴만큼 교구 곳곳이 순교자의 피로 물들여 졌던 수원교구. 이제 수원교구는 천주강생 제3천년기를 여는 한국교회의 주역으로서 전국 교구중 가장 활발한 성장을 보여주며 한국교회 발전의 견인차로 우뚝 서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