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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교육 캠페인] 13 미디어의 복음화로 사회 복음화 이끈다

최정근 기자
입력일 2012-02-10 수정일 2012-02-10 발행일 1997-05-04 제 2051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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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육에서 교사 양성까지 
미디어 교육이 가장 발달된 나라 호주…70년대 가톨릭계 학교 대상 첫 시도
성공회·공사립학교로 급속히 파급 프로덕션 설립 영상물 제작 방영도
◆호주 가톨릭매스컴위원회 - 이영숙 교수〈서강대 언론대학원〉

호주는 세계적으로 미디어 교육이 가장 발달된 나라이다. 호주가 미디어 교육의 선진국으로 자리잡는데 가장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역시 가톨릭교회이다. 특히 호주 가톨릭매스컴위원회는 초창기 호주에 미디어 교육의 보급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드니 교구

1970년 말부터 호주 가톨릭매스컴위원회는 시드니 교구 교육국과 함께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학교에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호주 전국에 미디어 교육을 보급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특히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마리스타수사회 수도자였던 케빈 카나반 수사. 카나반 수사는 가톨릭이 운영하는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과 과정을 개발했고 이를 동료 교사들에게 보급하는 데 힘썼다. 후에 카나반 수사는 시드니 교구 교육국장을 역임하면서 가톨릭계 학교 교사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 연수를 대대적으로 펼쳐 나가기도 했다.

▲멜보론 교구

이와 같은 호주 가톨릭매스컴위원회와 시드니 교구의 긴밀한 협력과 적극적인 활동은 호주의 공립학교에도 미디어 교육을 보급하는 터전을 마련하게 된다. 가톨릭 학교에서 활성화된 미디어 교육은 급속한 속도로 성공회, 사립학교, 혹은 공립학교에까지 번져 나갔다. 많은 현직 교사들이 종교와 상관없이 호주 가톨릭매스컴위원회와 교육국에서 주최한 미디어 교육을 위한 교사 워크숍에 참가하기를 지원했고 이들을 위한 재교육이 끊임없이 실시됐다.

이와 같이 70년대 시작된 시드니 교구의 미디어 교육 활동이「가톨릭계 학교의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초점을 맞추었던 반면 80년대 들어와서 시작된 멜보론 교구의 미디어 교육 활동은 좀 색다르다. 멜보론 교구 매스컴위원회는 종교영화 평론가이자 사제인 피터 말론과 일선 방송국의 현직 PD였던 피터 토마스를 기용해 가톨릭매스컴위원회와 알버트스트리트라는 프로덕션 하우스를 설립, 일선 방송국으로부터 프로그램 제작권을 따내 종교적이고 복음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을 제작, 다시 일선 방송국을 통한 방영을 시도하는 독특한 방법을 취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멜보론 교구 가톨릭매스컴위원회는 어떤 독립 제작사에도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보유한 가톨릭 프로덕션 하우스와 여기서 활동하는 미디어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학교, 교회 내 지도자, 선교사 등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70년대 시드니 교구의 미디어 교육이 비전문가로 구성된「부모」와「교사」의 입장에서 이끌어간 미디어 교육이라면 80년대 멜보론 교구의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전문가 집단에 의해 종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진단과 도약을 모색한 또 다른 차원의 미디어 교육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멜보론 가톨릭매스컴위원회는 신학교 교과 과정에 미디어 교육을 개설할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필요시 전문 강사진을 파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문 강사진들은 피터 말론 신부와 신학과 매스컴을 함께 마스터한 현직 방송인인 피터 토마스로부터 가톨릭교회를 위한 미디어 교육의 성격에 대한 철저한 지도와 방향 제시를 받으면서 일한다.

특히 멜보론 교구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매스컴 사목 담당자 양성을 위한「인재양성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매스컴 사목 담당자 양성을 위한「인재양성위원회」는 교구 내 신학생이나 교회 지도자들 중 미디어에 재능과 관심을 가진 사람을 발굴, 교회에 추천하고 필요한 분야의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 내에 매스컴 사목을 담당할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80년대 접어들면서 미디어 교육에서도 급격히 요구되어 온「전문성」을 갖춘 미디어 교육자와 매스컴 사목 담당자를 양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현재 멜보론 교구 가톨릭매스컴위원회 신학생이나 교회 지도자 중 미디어 사목에 재능과 관심 있는 이들이 현장에서 공부할 수 있는「미디어 교육 인턴제도」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캔바라 교구

1989년이 되면서 시드니 대교구와 멜보론 교구에 이어 호주의 수도인 캔바라 교구에서도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고 2000년대를 대비한 교회의 사목 방안으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할 것을 결의했다. 이 시노드는 예수회 사제인 머바 신부가 호주 교회의 교회 지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매스컴 관련 사목에 대한 관심과 이해 정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선진국답게 이미 1989년에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것으로서 미디어 교육을 선포하고 준비해 온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이나마 한국 교회가 좀 더 조직적이고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를 결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주교위원회 산하 가톨릭매스컴위원회는 오는 5월 10일 세계홍보주일을 앞두고 한국 가톨릭미디어 교육협의회를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가톨릭매스컴위원회가 주최가 되고 위원회 산하 단체인 가톨릭방송인회, 가톨릭신문출판인회, 가톨릭언론인회, 가톨릭영상인회가 추진하는 이번 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의 결성은 앞으로 한국 교회 내 미디어 교육의 발전과 가톨릭의 정통성을 살린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 교회 내에도「교회 내 미디어 담당 전문 사목자를 양성하는 인재양성위원회」가 설치되어 2000년대 한국 교회의 매스컴 사목을 담당할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급속하게 변화하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매스컴 분야의 사목 담당자 양성은 보다 많은 전문성을 요하는 특수 사목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인재 양성「백년대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 결성추진위원장 이갑수 주교

“「미디어 선용」함께 고민·교육”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내용적으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세속적인 매스미디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교회와 민족의 앞날을 책임지게 될 청소년들이 매스미디어를 어떻게 창조적으로 선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하고자 매스미디어 관련 단체들이 모이게 됐습니다』

5월 11일 홍보주일을 맞아「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를 결성키 위해 마련된 결성추진위원회 위원장 이갑수 주교는 청소년들이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돕기 위해 교육협의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갑수 주교는『세속적인 미디어에 젖어 있는 청소년들을 이대로 두면 그들은 종교나 정신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가톨릭교회는 이런 처지에 놓여 있는 그들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는 눈을 길러 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피력했다.

21세기 정보 사회의 복음화를 준비하기 위한「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결성은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를 중심으로 산하 단체인 가톨릭방송인회(UNDA), 가톨릭영상인회(OCIC), 가톨릭신문출판인회(UCIP), 가톨릭언론인회와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협의회는 앞으로 교회 지도자(성직·수도자)를 위한「언론대학」개설은 물론 주일학교 교사를 위한「미디어 교육대학」, 각 본당 및 교구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가톨릭어린이영상제작학교」등을 개설하고 가톨릭계 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갑수 주교는 이 부분과 관련『가톨릭계 학교에서의 미디어 교육은 물론 교회가 교도권을 갖고 추진해야 될 미디어 관련 부분을 정식으로 주교회의 안건으로 상정, 한국 교회 전체가 미디어 교육과 관련해 효과적인 사목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21세기는 전문사목의 시대』라고 전제하고『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을 감안, 이 분야에 전문적인 사목을 펼칠 수 있는 사제 양성을 위해 각 교구가 힘 닿는 데까지 투자해야 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갑수 주교는『교회가 매스미디어에 종사하고 있는 신자 언론인들에게 교회의 매스미디어에 관한 정신을 설명하고 교육시켜야 하나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앞으로 매스컴위원회 신임 총무 신부가 신자 언론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건강한 매스미디어 창출을 위해 노력하도록 격려하고 교육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를 통한 사회 복음화를 목적으로 출범하게 될「가톨릭미디어교육협의회」는 5월 11일 각 교구장 및 미디어 교육과 관련된 인사들이 대거 초청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한국 교회가 범교회적 차원에서 추진, 설립되는 미디어교육협의회는 앞으로 본당, 학교, 단체를 통해 미디어와 관련된 교육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가톨릭계 고등학교와 각 본당에 미디어교육센터를 설립,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기획하고 있는 협의회는 또한 주교회의의 인가를 얻어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 각 교구 교육국 및 홍보국 등과 연대, 범교회적인 사업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이갑수 주교는『미국 교회의 경우 가톨릭계 신문이 모든 매스미디어에 등급을 매겨 신자들이 올바로 매스미디어를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지난해부터 미디어 교육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가톨릭신문이 앞장서 미디어를 통한 복음화에 일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교회가 매스컴과 관련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달리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주교회의 차원에서 올바른 미디어 교육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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