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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생활의 날, 어떤 의미인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1-17 수정일 2012-01-17 발행일 2012-01-22 제 278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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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 도전 받는 교회에 필요한 보다 내면적인 변화 노력 강조
■ 수도 성소 위해 기도 - 봉헌 성소 가치 높이고 헌신·열정 되새기게 해
■ 복음적 권고의 삶 독려 - 청빈·정결·순명 지킬 때 교회는 내적 생명력 얻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997년 제정된 ‘봉헌생활의 날’은 봉헌생활의 은총에 대해 하느님께 찬미·감사를 드리고, 봉헌생활자들이 그들 안에 이룩한 업적을 더욱 장엄하게 깨닫기 위한 날로 의미를 더한다.
주님 봉헌 축일인 2월 2일은 봉헌생활의 날이기도 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정, 1997년부터 기념해 오고 있는 이날은 자신을 주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한 날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교황청 수도회성에서는 봉헌생활의 날을 맞아 모든 신자가 봉헌생활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또한 수도 성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봉헌생활의 날의 의미와 배경 등을 정리해 본다.

■ 주님 봉헌 축일과 봉헌생활의 날

봉헌생활의 날이 ‘주님 봉헌 축일’에 기념되는 것은 ‘예수의 신비’ 즉 ‘성부에 의해 축성되고 세상에 자신의 뜻을 가져올 예수의 신비’, 다시 말해 ‘성부에 의해 축성되고 세상에 자신의 뜻을 가져올 예수의 신비’ 를 표시한다는 의미다.

예수가 성전에 나타나신 일은 교회와 세상 안에 자신을 드러내도록 불리운 이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바치신 것에 대한 웅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때 마리아는 자신의 아들과 딸을 성부께 바치는 교회의 모습이다.

주님 봉헌 축일은 성모님께서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한데서 비롯된다. 성탄 다음 40일째 되는 이날은 386년부터 예루살렘에서 기념돼 왔으며 6세기에는 시리아에서도 축일을 거행했다.

로마는 7세기 후반 이를 받아들였으며 ‘주님 봉헌’이라는 말은 18세기 프랑스 전례에서 받아들여졌다.

■ 봉헌생활의 날 의미

“봉헌생활의 날은 복음적 권고를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선택한 사람들의 증거를 더욱 존중하고 봉헌생활자들이 자신의 헌신과 열정을 더욱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도록 제정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7년 제1회 봉헌생활의 날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한 가운데, ‘봉헌생활의 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봉헌생활의 위대한 은총에 대해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모든 하느님 백성이 봉헌생활에 대해 잘 알고 존경하기 위해” “봉헌생활자들이 그들 안에 이룩한 업적을 더욱 장엄하게 깨닫기 위한 것”으로 밝혔다.

이 같은 봉헌생활의 날 제정은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축성생활과 그 역할’을 주제로 지난 1994년 열렸던 제9차 세계 주교대의원회의(Synod·시노드)와 또 그 후 교황 후속 문헌으로 발표된 사도적 권고 「봉헌생활」(Vita Consecrata)의 흐름에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교회법 573조 1항에 따르면 봉헌생활이란 “성령의 감도 아래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는 신자들이 복음적 권고의 선서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의 건설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특별한 명의로 헌신하고 하느님 나라에 봉사함으로써, 애덕의 완성을 추구하고 교회 안에서 빛나는 표징이 되어 천상적 영광을 예고하려고 최상으로 사랑하는 하느님께 전적으로 봉헌되는 고정 생활 양식”이다.

교회 역사를 살펴볼 때 이같이 청빈·정결·순명의 복음적 권고의 삶을 사는 수도자들이 교회 안에서 그 몫을 잘 수행했을 때 교회는 내적인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봉헌생활에 대한 강조는 세속의 여러 도전을 받고 있는 현 시대 교회가 삼천년기 새로운 복음화의 거보를 내딛는 시점에서 보다 내면적으로 풍요롭게 변화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설명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도적 권고 「봉헌생활」을 통해 “여러 세기에 걸쳐 무수한 사람들을 고무시켜온 봉헌생활이 갖는 자기 봉헌의 확실성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그리스도인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것이고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헌신적인 사람들의 공헌으로부터 천상 본향을 향한 여정에 힘찬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그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교회는 새롭고 활성화된 봉헌 생활의 영성적 사도적 공헌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결국 봉헌생활의 날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특별한 봉헌의 성소가 갖는 가치를 높이고 그러한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날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젊은이들과 가정 안에서 이러한 성소를 기꺼이 은총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원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