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랑의 집 고쳐주기] 48. 스물 네 번째 가정 - 부산 유재선 할아버지 (하)

이도경 기자
입력일 2011-11-22 수정일 2011-11-22 발행일 2011-11-27 제 2772호 2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이웃 위한 봉사로 은혜 갚으며 살게요”
60년 세월에 무너져가던 집
바닥·담장까지 새 집으로 변모
이영훈 초량본당 주임 신부가 공사를 마친 유재선·원금순씨의 집을 축복하고 있다.
“할머니, 이 집이 아닌 줄 알고 뱅글뱅글 돌았어요. 완전히 새집이 됐네요.”

17일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유재선·원금순씨 부부의 집에 60년 만에 가장 큰 잔치가 열렸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공사를 마감하고 초량본당 주임 이영훈 신부와 신자들이 축하와 축복의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공사가 완료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딸네 집에서 돌아왔어요. 어떻게 바뀌었을까? 얼마만큼 좋아졌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밤잠도 설쳤습니다.”

20일 만에 집에 도착한 노부부는 한동안 말을 잊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새 집이 됐을 줄이야.’ 감격과 기쁨에 원금순 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고.

“신혼여행 가자고 할아버지하고 농담을 했어요. 새집에서 새롭게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고 날아갈 것 같아요.”

유재선·원금순씨 부부의 집은 60년 세월의 풍파로 안전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열악한 생황이었다.

공사 실무를 담당한 김태양 소장은 “건물 바닥 토사가 유실돼 집이 공중에 떠있는 지경이었다”면서 “뒤쪽 벽면도 무너질 소지가 있어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바닥과 천장, 벽면, 문과 창문, 화장실, 붙박이장, 싱크대, 집 주변 담장과 외벽까지 노부부의 러브하우스는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었다. 여기저기 전선이 튀어나와 불안하던 모습도, 겨울에는 외풍과 추위가 심해 마스크를 끼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던 모습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리라.

“이렇게 큰 복을 받고 어떻게 갚으며 살아야 할까 고민스럽습니다. 나이도 많고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돕고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이날 본당에서 어려운 살림의 노부부를 위해 떡과 음료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노부부는 이를 극구 거절했다. 손님들을 위해 최소한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또 이번 집 고쳐주기에 적극 나서서 봉사한 신동임(율리안나) 사회복지분과장은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실제 체험해보니 무엇보다 필요하고 장려되어야 할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훈 주임신부와 초량본당 신자들이 좁은 집에 꽉 찼다. 그리고 새로 단장한 집에서 모두 입을 모아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공사 전 내부 복도
공사 후 내부 복도

공사 전 화장실
공사 후 화장실

공사 전 처마
공사 후 처마

■ 사랑의 집 고쳐주기 문의

서울 02-778-7671~3

대구 053-255-4285

이도경 기자